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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447]
세금의 역습…무분별한 지자체 사업이 민간영역 위협
[2017-07-12 연합뉴스]
앞뒤 가리지 않고 예산으로 시설 '뚝딱'…시민 경제 위협
관이 민간영역을 침범하거나 민간과 경쟁해 '내가 낸 세금이 내 목을 조이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시민 편의, 산업 육성이라는 명분 아래 거액 예산을 투입해 저지르는 민간영역 침범은 여러 분야에서 시민 경제를 위협한다.

특히 관이 공공서비스를 명분으로 직접 추진하는 사업은 수익성을 따질 필요 없이 화수분처럼 세금을 투입할 수 있어서 자금력이 약한 민간 업체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 사례 1
대구시 시설관리공단은 지난 8일 달서구 성당동 두류수영장에 워터파크를 개장했다.

63m 길이 파도풀, 120m 길이 유수풀, 유아존, 슬라이드존 등 놀이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추는 데 54억원이 들었다.

평일 이용요금은 어른 1만4천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7천원, 유아 5천원이다. 주말에는 5천∼2만원을 받는다.

시민이 도심에서 편리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고 하지만, 민영 워터파크에는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워터파크 스파밸리는 평일에 대인 4만2천원·소인 3만4천원, 주말에 4만8천원, 3만8천원을 각각 받는다.

제휴카드로 할인을 받더라도 평일 요금이 대인 2만9천400원, 소인 2만3천800원으로 배가 넘는다.

시설 규모 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금전적으로 부담 없고 접근성이 뛰어난 공영 도심 워터파크로 민간 업체 피해는 불가피하다.

대구음악창작소는 최근 자체 스튜디오에서 인디밴드 음원·음반을 제작해 준다며 11팀을 선정했다.

선정된 인디밴드는 금전 부담을 덜지만, 민간 스튜디오는 일감을 고스란히 빼앗긴 셈이다.

공모전이 아니라도 시와 남구청이 36억원을 들여 지은 음악창작소는 대구 음악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최상급 시설과 장비, 저렴한 대관료로 민간 스튜디오, 공연장에 가야 할 수요를 마구 빨아들인다.

매달 녹음 대관이 10건 이상이고 자체기획 건을 더하면 보름 이상 스튜디오를 사용한다. 그만큼 민간 스튜디오는 시설을 놀리는 날이 많아졌다.

이런 가운데 대구에서 손꼽히던 '스카이워커스' 스튜디오가 최근 문을 닫았다. 악화하는 영업 환경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를 고사 직전으로 모는 음악창작소 건립에 의견 수렴 과정은 딱 한 번 있었다. 2015년 한 기획사가 대구시 후원으로 포럼을 한 차례 열었지만, 스튜디오 운영자는 끼지도 못했다.

한 스튜디오 관계자는 "음악산업을 지탱하는 것은 민간 기반시설인데 대구시와 남구청이 치밀한 검토 없이 섣불리 사업을 추진했다"며 "민간 시설이 모두 사라지면 관이 음악산업을 짊어지고 갈 거냐"고 반문했다.

울산에서는 민간영역을 침범하려는 관과 해당 업계가 마찰을 빚고 있다.

울산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중구 남외동 종합운동장에 대규모 헬스장을 만들어 운영하기로 했다.

1천730㎡ 공간에 스피닝장, GX 운동실, 휴게실, 사워실을 갖추는 데 27억9천만원을 투입한다.

이에 중소 규모 헬스장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시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반발한다.

울산체력단련협회는 "가뜩이나 헬스장이 포화상태인데 시가 대규모 시설을 만드는 것은 세금 낭비일 뿐 아니라 시민 생업을 위협하는 짓이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 사례 2
사회운동가가 시작한 사업이 성과를 내자 관이 같은 일을 별도로 추진해 경쟁한 사례도 있다.

경북대 농대 학생들이 구성한 '도심 오아시스 플랜팀'은 2012년 6월 대구사회연구소 협동경제사업단 도움을 받아 대구 중구 대봉동에서 도심 빈집에 텃밭을 일구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외지인이라며 박대하는 주민을 설득하고 구슬땀을 흘린 끝에 이듬해 텃밭 3곳을 조성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행정 지원을 하던 동사무소가 예산을 배정받아 빈집 텃밭 4곳을 별도로 조성했다.

"학생들이 일군 텃밭과 경쟁을 하는 꼴이 돼버렸다"고 당시 대구사회연구소 관계자는 설명했다.

동사무소가 끼어들자 학생들은 주민들에게 다시 외지인이 돼버렸다. 학생들은 빈집 텃밭 가꾸기를 주민 사업으로 발전하게 하려던 계획이 벽에 부딪히자 마을에서 철수했다.

# 사례 3
경기 성남시가 지난해 1월부터 시행한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은 업계 반발과 관련법 규제로 시 정책을 상호 '윈-윈'하는 방식으로 바꾼 사례다.

당초 시는 공공산후조리원을 지어 2주간 산모 산후조리를 지원할 계획을 세웠다. 건립 전까지는 산후조리비 50만원을 지역상품권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시 계획은 산후조리원이 있는 지역에 공공산후조리원을 둘 수 없도록 모자보건법 시행규칙이 개정돼 자연스럽게 무산됐다.

공공산후조리원 건립에 반대 목소리를 내던 민간 산후조리원들은 산모가 지역상품권으로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행정자치부 공기업정책과 최유선 사무관은 "지방공기업 사업은 시장성 테스트로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충족하고 민간영역 침해가 없는지 판단하고 나서 허용한다"며 "사후에 문제가 있는지 사업 적정성을 평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공기업법 3조에 경영 기본원칙으로 민간을 위축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조항이 있고 2015년에 민간영역을 침해하는 사업을 정해 민간에 이양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자체가 직접 하는 사업이 민간영역을 침범할 때 문제를 검토하고 조정할 부서는 행자부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성과 수익성을 함께 따지는 공기업 사업보다 공공성만 앞세우는 지자체 직접 사업이 민간 경제에 더 큰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회: 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