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 의]
우리 회사는 설립시기부터 근속년수에 따라 차등하여 법정퇴직금 보다 많은 퇴직금 누진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 경영사정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퇴직금 누진제가 부담이 되므로 이를 법정 퇴직금제(단수제)로 변경하려고 하는데, 이러한 변경을 회사의 이사회나 간부회의에서 정하고 규정만 바꾸어 발표를 하여도 되는지, 아니면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결정하여도 법적으로 무방한지요.

저희 회사는 노동조합이 없는데 대응할 방법은 무엇인지요.

 

[답 변]
1. 퇴직금 누진제라 함은 취업규칙 등의 규정에 의하여 소정의 산정기초임금에 소정의 지급률을 곱한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되 지급률이 근속연수에 따라 체증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와 반대로 현행법상의 법정퇴직금만을 지급하는 것을 단수제라고 합니다.

2. 누진제는 산정기초임금을 반드시 평균임금으로 할 필요는 없지만 누진제라 하더라도 산출된 퇴직금이 법정퇴직금을 미달해서는 아니되며, 이러한 누진제는 회사마다 각기 다르나 보통의 경우 5년 이상 근속자부터 5년 이상에 대해 1.2∼1.5배를 적용하고 10년 이상이면 1.5∼2배 정도 적용합니다.

3. 그러나 이러한 퇴직금 누진제는 상대적으로 해당기업 입장에서는 장기 근속자가 많을수록 퇴직금의 부담이 커짐에 따라 경영압박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현재는 폐지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습니다.

4. 이때 퇴직금 누진제를 법정 단수제로 변경하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의 변경과정을 거쳐야하며, 이는 근로자입장에서 볼 때, 근로조건에 대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7조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식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의 서면동의를 얻어야 그 효력을 가질수 있으며,

5. 회사의 이사회나 간부회의 등에서 결정하여 근로자들에게 발표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은 동 법률에서 정한 강행규정인 취업규칙의 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무효인 것이며, 근로자과반수의 동의를 얻었을 경우에만 변경이 가능한 것입니다.

6. 설사, 회사가 근로자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일방적으로 변경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당연 무효이므로 추후 근로자가 퇴직시에 퇴직금누진제에 의한 퇴직금을 청구하면 꼼짝없이 지급하여야하는 것입니다.

7.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 쌍방이 이해와 협조를 통하여 노사공동의 이익을 증진함으로써 산업평화를 도모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로서 노동조합과 그 제도의 취지가 다르므로 비록 회사가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을 그 협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근로자들이 노사협의회를 구성하는 근로자위원들을 선출함에 있어 그들에게 근로조건을 불이익하게 변경함에 있어서 근로자들을 대신하여 동의를 할 권한까지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볼 수 없다.' (2002.12.13, 서울행법 2002구합12519)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므로 노사협의회의 근로자위원들과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누진제를 단수제로의 변경이 유효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 한광연 노무사

 

세무사신문 제440호(2006.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