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 파생상품 거래를 이용한 국외로의 소득이전, 조세피난처의 역외펀드를 이용한 우회 주식거래 등 '공격적 조세회피'(ATP)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ATP를 활용해 의도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은 경우에 대해서도 규모와 내용에 따라 조세포탈범으로 처벌하는 방안도 모색된다.

 

   ATP란 세법의 허점을 활용해 조세부담을 회피하는 탈루 행위를 의미하는데 그간 위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어왔다.

 

   국세청은 16일 오후 시내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한국조세연구원 주최, 'ATP 정책토론회'에 배포한 자료를 통해 "ATP 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해 조세범칙 고발 등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는 모든 ATP를 조세범처벌법상의 위법행위로 간주,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국세청은 ATP가 조세피난처 등을 활용해 국제간 거래에 주로 집중돼있는 점을 감안, 외국 과세당국과의 협조체제를 구축해 이상거래가 발견될 때에는 즉시 세무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은행의 프라이빗뱅킹(PB) 센터들이 세법의 허점을 교묘히 활용해 기업과 고객의 회계부정과 탈세를 방조하거나 돕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고 보고 이들 법인에 대한 세무검증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ATP 사례를 자료로 축적해 조기 검증체계를 개발하고 조세회피 방지 규정 등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의 법제화도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이달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ATP 연구작업반에 가입, 국제적 과세기준 및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국세청은 지난해 논란을 빚었던 국내은행들의 엔화스와프예금 등을 국내외 주요 ATP로 지목했다.

 

   또 조세피난처와의 금융거래를 통해 국내 소득을 조세피난처 등 국외로 이전한 것도 대표적인 ATP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A은행 서울지점은 지난 97년 12월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상승해 거액의 외환자산 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을 예상, 세부담을 회피하기 위해 조세피난처에 있는 페이퍼컴퍼니와 환율변동과 연계된 파생상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 상품은 98년말까지 동남아 6개국 환율중 하나라도 10% 이상 변동되면 원금상환액을 환율변동폭에 연계해 감액해주는 구조.

 

   이에 따라 A은행은 97년 12월말과 98년 4월말 두 차례에 걸쳐 홍콩지점에 같은 채권을 분할양도해 각각 800억원과 1200억원 등 총 2천억원의 채권매각손실을 실현해 800억원의 세금을 회피했다.

 

   또 97년 이월결손금을 가진 국내 B은행은 우선배당권이 있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약정금액으로 상환되는 '해외상환우선주'를 취득, 2002년 배당수령권을 우선주와 분리한 후 이중 배당수령권만 제3자에게 양도해 거액의 처분이익을 실현했다.

 

   B은행은 이를 97년 이월결손금과 상계하고 이익이 발생하면 상환우선주를 매각해 처분손실을 실현하는 수법으로 6조2천억원의 세금을 탈루하려 했다고 국세청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