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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2일 열린 국회 재경위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간편납세제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사진은 박종근 위원장이 개회를 알리는 장면. |
“간편납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방향이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전자장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아직 방침이 없습니다.” “기존에 있던 제도와의 충돌부분, 외부조정계산서 관련 등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간편납세제도의 도입에 대해)저도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쏟아진 의원들의 간편납세제도의 도입반대 질의와 관련한 이주성 국세청장의 답변이다.
이날 국감에서는 자영사업자 소득파악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근거과세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간편납세제의 도입이 재고돼야 한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 여야를 망라한 9명의 의원들이 보도자료 배포와 함께 질의에 나서 간편납세제도의 문제점 지적과 함께 도입재고를 촉구했다
이같은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이 청장은 “방향과 방침이 정해진 것이 없다. 걱정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함으로써 제도도입과 관련해 재정경제부와의 협의가 부족했음을 시인했다.
“자영업자 소득파악 위한 인프라 구축이 우선”
국감에서 열린우리당 이계안 의원은“일부에서 현금거래 축소신고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간편납세제도가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제도 도입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 의원은 또 “근로자의 소득파악률이 74%인에 반해 자영업자는 29~49%에 불과하다”고 제신한 뒤 “이런 상황에서 간편납세제도가 과연 정착할 수 있을까라는 비판이 많다”면서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자영업자 장부기장률이 51%로 OECD 평균 80%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며 “간편납세제도 도입은 장부기장 인원이 80%에 달하는 등 자영업자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된 후에 다시 거론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또 “당분간은 현행 간편납세제도인 간편장부, 기준경비율, 단순경비율 제도를 유지하고 장부기장 인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선·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나라당 윤건영 의원은 “간편납세제도 도입으로 감가상각, 접대비, 기부금, 퇴직급여충당금 등을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고도 세금을 낼 수 있게 한다면 근거과세가 완전히 무너지지 않겠느냐”면서 “기장 근거과세의 기반을 무너뜨리면서 납세협력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근거과세기반 붕괴되고 탈세유인 발생 우려”
같은 당 김정부 의원도 “전자장부 시연을 본 느낌(학계·시민단체의 지적)이라든지 외부조정계산서 면제부분 등을 볼 때 현실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는 모순된 제도”라며 “세법과 기업회계의 측면에서 간편납세제도 도입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한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엄호성 의원은 “전자장부는 일반 기업인이 이용하기 어려워 추가로 경리인력을 고용해야 하는 등 당초 의도와 달리 납세자의 불편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제도도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경환 의원도 “현재의 간편장부제도, 기준경비율제도, 단순경비율제도, 간이과세제도 등의 납세편의제도를 포기하는 대신 소득이 완전히 노출되고 더 복잡한 간편납세제도를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느냐”고 묻고 “전자장부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2006년 시범 시행을 거쳐 2007년부터 실시할 계획임에도 국세청은 준비태세가 미흡하다”고 추궁했다.
이종구 의원은 “간편납세방식을 적용받고자 하는 성실중소법인의 ‘성실’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다”며 “성실의 기준이 무엇이며,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근거과세의 방향에 맞지 않는 등 많은 부분에서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제도도입을 신중히 검토해 달라”면서 “제도도입 목적이 증빙을 성실히 갖춘 영세사업자가 간편하게 장부를 작성해 신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면 현행 ‘간편장부’로도 충분하다”고 도입 반대를 분명히 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도 “자영업자의 과표양성화는 소득계층간 과세형평성을 위한 세정의 핵심과제인데 간편납세제도가 도입되면 근거과세 기반마저 붕괴된다”고 지적하고 “간편납세제도가 도입될 경우 세무조사 등 검증기능이 무력화되어 탈세유인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재고를 촉구했다.
이청장 “전자장부 계산 단순화 좀더 연구해봐야”
이같은 의원들의 집중 추궁과 관련 답변에 나선 이주성 국세청장은 “대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방법은 어떻게 할 것인지, 소득금액 계산에서 간편납세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아직 없다”면서 “저도 걱정을 같이 하고 있다”는 대답과 함께 곤혹스러움을 드러냈다.
이 청장은 또 “간편납세제도의 희망(핵심)은 전자장부인데 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아직 방침이 없다”고 말해 재경부와의 협의가 부족했음을 나타냈으며 “간편납세로 가더라도 기본적인 증빙을 갖춰 근거과세가 되도록 하고, 단지 계산부분을 단순화·표준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 청장은 이어 “(전자장부 계산 부분의 단순화·표준화가)과연 가능하겠느냐 하는 부분은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도 이날 간편납세제도 도입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재정경제부에 전단했다.
성명에서 참여연대는 “납세성실도가 낮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간편납세제도를 도입한다면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이 더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일부 사업자의 경우 탈세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특히 “성실한 사업자를 선정하는 선별기준을 합리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지 의심이 간다”고 지적하고 납세협력비용을 감소시키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대부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간편납세제도의 실효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 참여연대는 과표양성화 정책을 후퇴시키지 않고 납세자의 납세협력비용을 경감시키기 위하여 영세자영업자의 세무회계 등 경영컨설팅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 경영컨설팅쿠폰제도의 활성화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세무사신문422호(2005.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