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소주와 도시가스에 대한 세금이 오르고 신용카드 공제율이 15%로 인하되는 등 조세감면 제도가 일부 축소된다. 또 연말정산 절차가 자료제출없이 전산화되고 창업 촉진을 위해 사전상속제도가 도입된다.

정부, 세제개편의 목적은 무엇인가

 

재정경제부는 26일 제38차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열고 2005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재정경제부 김용민 세제실장은 "이번 세제개편은 투자 촉진과 벤처, 서비스업 지원 등을 통한 경제활성화와 세수부족 문제 해소 등을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조세특례제한법 등 10개 세법개정안을 다음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오는 10월 2일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조세감면 제도 대폭 축소, 신용카드 공제율은 왜 인하하나

 

경기 부진에 따른 세수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비과세나 조세감면 제도가 대폭 축소된다.

먼저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인하된다. 정부는 오는 11월로 끝나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기한을 2007년 11월까지로 2년 연장하면서 현재 20%인 공제율을 오는 12월 지출분부터 15%로 내리기로 했다.

 

또 세금우대종합저축 대상에서 20세 미만이 제외되고 장기주택마련저축의 이자소득 비과세 대상 주택도 공시가격이 2억원 이하인 국민주택으로 강화된다.

 

주택마련저축 불입액 등 주택구입자금에 대한 소득공제도 국민주택으로 공시가격이 2억원 이하일 경우로 공제대상이 축소된다.

 

또 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준도 강화되는데, 협의매수 또는 수용될 때나 국외로 이주할 때는 3년 보유 등의 기준에 해당되지 않아도 1가구 1주택 양도세 비과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사업고시일 이전에 협의매수나 수용됐을 경우, 국외이주로 출국한 뒤 2년내에 팔 경우에만 보유,거주 기간에 관계없이 비과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주택 월세 임대소득의 경우 과세 대상이 3주택 이상 소유자에서 2주택 이상으로 확대되고 국외 근무자의 근로소득 비과세 한도도 월 150만원에서 월 100만원으로 낮아진다.

 

소주와 도시가스 등에 대한 세금 대폭 인상

 

소주와 위스키 등 알콜도수가 높은 술의 경우 주세율이 현재 72%에서 내년부터는 90%로 대폭 인상된다.

 

이렇게 되면 소주에 붙는 주세는 병당 97원이 올라 소비자가격은 현재 1천원에서 1100원이나 1200원 정도로 오를 전망이다.

 

정부는 음주에 따른 사회적 악영향을 감안한 조치라며, 대신 도수가 낮은 맥주의 세율은 현재 90%에서 내년에 80%, 2007년엔 72%로 낮추기로 했다.

 

또 난방용 도시가스로 쓰이는 LNG에 대한 세율도 킬로그램당 40원에서 60원으로 인상된다. 이는 주로 농촌지역에서 난방용으로 사용하는 등유와의 과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다.

 

등유의 세율은 리터당 154원이어서 서민층인 등유 사용 가구의 난방비 부담이 LNG 사용 가구보다 오히려 두배나 많기 때문이다. 이번 LNG세율 인상으로 도시가스 난방비는 가구당 매월 1300원, 연간 14,000원 정도 오르게 된다.

 

정부 "세제개편, 경제 활력 회복"…서민 세부담 증가 우려

 

이번 세제개편으로 내년도 국민들의 세부담은 조세 감면 축소분 3천억원과 소주, 도시가스 세금 인상분 7천6백억원 등 모두 1조원 이상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세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은 소득이 줄어드는 효과를 가져오게 되고 따라서 가뜩이나 부진한 소비가 더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조세감면 뿐만 아니라 서민들이 즐기는 대표적인 술인 소주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심리적인 부담 뿐만 아니라 다른 상품의 가격 인상으로 파급될 수도 있다.

 

도시가스 세율 인상에 대해서도 서민층 난방비와의 형평성을 위한다면 등유 세율을 낮추면 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4조원이 넘는 세수 부족이 예상되고 그렇다고 경기회복 등에 투입될 재정지출을 줄일 수도 없는 만큼 세금을 줄이는 정책은 펴기 힘들다며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번 세제개편이 경제 활성화는 커녕 오히려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창업지원이나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 등을 위한 개편안도 일부 마련

 

경제 활성화를 위해 65세 이상의 부모가 독립한 자녀에게 창업자금을 증여할 경우 10%의 최저세율이 적용되는 창업자금 사전상속제 등이 실시된다.

 

또 보험료와 교육비, 신용카드 사용액 등 7가지 연말정산이 자료 제출없이 전산화되고 영세 중소사업자에겐 전자장부를 이용한 간편납세제도가 도입되는 등 세제가 크게 간소화된다.

 

이밖에 오는 12월 도입되는 퇴직연금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퇴직연금에 대한 소득공제가 실시되고 음식·숙박업과 소매업의 영세자영업자 15만명에 대해선 앞으로 2년동안 부가가치세 부담이 소폭 줄어든다.

 

이밖에 외국계 펀드 등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조세회피지역의 펀드에 대해 투자소득 원천징수제도가 도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