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소득보전세제(EITC)를 도입한다면 2년 가량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 1단계 대상자를 최저생계비 기준 150%안팎의 소득을 얻고 있는 가구로 제한하면 최대 100만가구 가량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변수가 많아 실제 수혜가구는 어느 정도일지 매우 불확실한 상태다.
아울러 낮은 소득 파악률 수준과 막대한 예산 등을 감안하면 좀더 여유를 갖고 5년후에나 실시하자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한국조세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12일 서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국제회의실에서 ‘한국형 EITC 도입 타당성 검토’ 정책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 이 제도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 의뢰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EITC를 도입한다면 1단계로 자녀가 있는 근로자 가구에 대해 우선 시행한 뒤 조세인프라 구축 정도를 봐가면서 2단계로 자녀가 없는 근로자 가구와 영세자영자 가구까지 확대하는 점진적 시행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1단계를 도입하는데 2년정도 소요되는 만큼 2008년부터 시행할 수 있으며 영세자영자까지 확대하는데는 5년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용역작업에 참가한 박능후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40∼160% 수준 이하로 제한될 경우 최대 대상자는 대략 100만가구 안팎에 이른다”면서 “그러나 대상자중 몇명이 신청할지, 부정 신청자는 얼마나 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초기 수혜자의 수는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EITC모형으로 ▲대상 100만가구, 연평균급여액 95만원, 최대급여액 200만원, 소요재원 1조원 내외 ▲대상 95만가구, 연평균급여액 150만원 내외, 최대급여액 273만원, 소요재원 1조5000억원 안팎 ▲대상 80만가구, 연평균급여액 50만원 내외, 소요재원 5000억원 안팎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김재진 조세연구원 박사는 “EITC 대상이 되는 소득 수준을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다 일용직 근로자 377만가구가 모형에서 누락됐기 때문에 대상자, 급여액, 예산 등의 추정은 매우 부정확하다”면서 “이 모형은 이해를 돕기 위한 하나의 예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EITC의 정착을 위해서는 모든 근로자들이 임금 지급조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영세사업자 간편장부 기장을 확대하고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비율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금융소득 등 자산소득과 이전소득에 대한 지급조서 제출범위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EITC 급여는 가구단위로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급여액수도 낮은 수준에서 출발해 제도정착과 더불어 점진적으로 높여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소득 파악률이 아직 낮은 상태에서 이 제도를 도입하면 혼란과 불형평성이 초래되는 만큼 5년정도 준비기간을 거쳐 시행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 신중론은 EITC 대상에 아동이 없는 가구와 영세자영자까지 포함할 경우 2조원 이상이 필요하며 미국이나 영국처럼 국내총생산(GDP)의 0.3∼0.4% 수준으로 지급하면 2조∼3조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 관계자는 “EITC 제도는 신고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들 저소득자가 신고할 수 있는 지원체제가 필요하다”며 “저소득층은 스스로 신고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신고를 지원할 수 있는 자원봉사체제가 갖추어져야 한다”가 밝혔다.
그는 또 “자원봉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자신고세액공제제도와 같이 EITC 신고를 대행해 주는 세무사에게 일정한 메리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신고기간도 현재 5월로 되어 있는 종합소득세 확정신고기간과 별도로 2월에 실시하는 것이 업무의 분산과 신속한 지원면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무사회는 EITC 제도 도입시 세무사의 업무영역 확대차원에서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세무사회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세무사신문 제 417호(2005.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