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가 24일 취.등록세가 실거래가로 부과되는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최근 급등하던 이 지역 집값이 잡힐지 관심이다.

 

   매수자가 부담해야 할 세금이 30% 안팎 늘어나는데다 정부 규제가 서초구에 집중된다는 인식으로 당분간은 매수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백만원의 세 부담 증가가 고층 재건축 기대감과 삼성타운 개발 등의 호재를 억누르며 분위기를 반전시킬 위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 거래세 얼마나 오르나 = 취.등록세 부담 증가는 단지마다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20-40%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가령 최근 최고 35층으로 재건축하는 계획안이 통과돼 가격이 급등한 잠원동 한신 5차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이 아파트 로열층 33평의 경우 기준시가는 4억1천650만원으로 여기에 거래세율 4.0%를 적용해 세금을 계산하면 1천666만원이 된다.

 

   하지만 관보게시일인 28일부터 실거래가(6억원)를 기준으로 거래세가 부과되면 세금은 2천400만원으로 증가해 734만원(44%)이 증가한다.

 

   이 아파트는 최근 값이 많이 올라 세 부담 증가폭이 컸지만 대부분 아파트의 기준시가가 실거래가의 70-9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세 부담은 대체로 20-4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매수세 얼어붙어 침체될 듯 = 그렇지 않아도 호가 급등으로 주춤하던 매수자들의 심리가 늘어나는 세 부담에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또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이 강남권중 유일하게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던 서초구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서초구 잠원동의 일부 재건축단지 가격이 용적률 30%포인트 미만 증가단지의 임대주택 건설 제외를 호재삼아 뛸 기미를 보이자 곧바로 이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잠원동 건우부동산랜드 이규재 실장은 "한신 5차 같은 경우 임대주택을 지어야 한다는 방침이 알려진 이후 매수세가 실종됐다"면서 "당분간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도 "서초구는 신고지역 지정이 이미 알려져 있어 그 이전에 집을 사려는 수요가 몰려 집값이 더 뛴 측면이 있다"면서 "세금 부담이 늘고 시장도 이사철을 지나 비수기에 접어든만큼 약간의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백만원의 세금때문에 각종 호재를 갖춘 서초구 주택시장의 분위기가 급랭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의 위력이 작년보다 훨씬 제한적이다.

 

   작년에 강남구 등이 신고지역으로 지정될 때는 거래세 부과기준이 시가의 30-40% 수준인 지방세 과세시가표준액에서 실거래가로 바뀌어 세금이 크게 늘었지만 올해부터는 이미 거래세가 시가의 70-90% 수준인 기준시가로 부과되고 있어 세금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적다.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단기적으로는 가격 급등을 막겠지만 신고지역 지정에 따른 효과가 상대적으로 적어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이 시장 위축기에는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지만 회복기에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송파구, 분당 등 앞서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된 지역들의 집값이 올들어 오르는 데서 확인되고 있다"면서 "타격이 있겠지만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