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법 행정부(한상곤 부장판사)는 17일 상속인 이외 사람에게 증여된 재산까지 상속세 과세가액에 포함시키는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3조 1항 2호 및 제28조 1항이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원칙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이 법 제13조 1항 2호는 상속세 포탈을 막기 위해 상속 개시일 전 5년 이내에 피상속인이 상속인이 아닌 자에게 증여한 재산을 상속재산에 가산토록 하고 있으며 제28조 1항은 상속재산에 가산한 증여재산에 대한 증여세액은 상속세 산출세액에서 공제토록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상속세의 경우 누진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늘어나는 상속세액이 공제되는 증여세액을 초과하게 된다"며 "결과적으로 상속인이 상속받지 않은 재산에 대해서도 상속세를 부담토록 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이라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국민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피상속인이 상속 개시일에 근접해 상속인 아닌 사람에게 증여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상속인의 상속세 납부의무에 차이를 둘 만한 본질적 차이가 없다"며 "그런데도 둘 사이에 차이를 둔 현행 법조항은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위헌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증여받은 사람에게도 상속세 납부의무를 부담시키거나 증여받은 사람이 상속인이었다면 부담했을 상속세액을 공제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