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계기준 상법 세법 등 현행 회계 관련 규범들이 서로 상충돼있어 기업들 이 큰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법무부 회계연구원 등이 주축이 돼 조속히 회계규범간의 조화를 추 진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상장법인이 아닌데도 1만4천여 외감법 대상기업의 재무제표를 의무적으로 공시토록하는 등의 과도한 회계규제를 차제에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한국회계학회 한국세무학회 한국상사법학회와 한국경제신문이 28일 서울 연세 세브란스빌딩에서 공동개최한 "글로벌시대에서 회계 규범간의 관계 재조명:회계 기준 세법 상법의 조화문제"란 학술심포지엄에서 회계관련 전문가들은 이같이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은 주제발표및 토론 요약.

◆과잉 회계규제 완화해야

회계규범이 서로 달라 기업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주식회사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적용 대상이 아닌 비상장 중소기업 은 상법과 회계기준이 달라 적지 않은 모순에 노출돼 있다.

이만우 고려대 교수(경영대)는 "상법 회계규정이 너무 진부해 외감법 적용대상 이외의 기업이 작성한 재무제표와는 자산에 대한 규정부터가 큰 차이가 난다" 고 지적하고 "경영성과와 재무상태를 제대로 표시하기 위해서는 상법과 회계기 준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경봉 국민대 교수(법대)는 "실무진은 비(非)외감법 대상 기업들도 기업회계기 준에 따라 회계처리를 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고 특히 금융회사들은 비외감법 기업에 대해서도 상법보다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회계처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집단소송제도입 등으로 기업에 대한 시장의 감시가 심화되는 만큼 지 나친 감독당국의 회계관련 규제도 점진적으로 완화해야 할 것이란 견해도 제기 됐다.

류재규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장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상장법인이 아닌 기업에도 외감법 대상법인이라는 이유로 재무제표를 공시토록 강제하고 있는 등 회계규제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기업 정보가 외국투 자가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따라서 국제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거나 무역거래를 해야 하는 대기 업은 국제관례에 부합하는 기업회계기준을 따르도록 하되 중소기업에는 이보다 완화된 기업회계기준을 적용토록 하는 '회계기준의 이원화'도 필요하다"고 덧 붙였다.

◆상법 중심으로 회계규범 재정비해야

안경봉 교수는 "회계규범간 상충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법을 중심으로 회 계규범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상법에는 기업회계에 대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사항을 규정하고,세부적이고 구 체적인 사항은 상법에 위임규정을 둬 민간회계기구가 기업회계기준을 제정토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렇게 되면 외감법에 기반해 기업회계기준이 만들 어지기 때문에 비상장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회계처리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 다고 강조했다.

안 교수는 "상법 회계 관련 규정과 용어에 대한 수정보완 작업도 병행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경제담당부국장은 "집단소송제 등이 도입된 만큼 그동안의 회계 관련 감독 체제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회계규범 재정비를 위해서는 재경부 상법학자 회계전문가로 구성된 실무위원회를 법무부 혹은 회 계연구원 내에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무부는 내달부터 부내에 '상사팀'을 구성해 상법 개정작업에 착수할 것 으로 밝혀졌다.

박은재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는 "오는 2월부터 법무부 법무심의관실내에 검 사 3명과 변호사 1명,석사학위 이상의 상법전문 자문위원 2명 등이 참석하는 상 사팀이 출범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