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경기침체 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기업규모에 따른 임금격차 확대가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부추겨 노동시장의 불균형 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조세연구원 김형준 연구위원은 23일 ‘재정포럼 1월호’에 기고한 ‘규모별 임금격차와 자발적 실업의 증가에 대한 이론적 고찰’ 보고서에서 “최근 확대되고 있는 기업규모간 임금격차가 청년실업 악화와 중소기업 구인난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 500명이상 대기업의 평균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근로자 10~29명인 중소기업의 평균임금은 1993년 86.2에서 2002년에는 76.8로 크게 낮아졌다. 근로자 30~99명인 중소기업도 93년 87.0에서 2002년 81.9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젊은 사람들이 임금이 낮은 중소기업 취직을 회피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또 우리 노동시장에서는 근로자의 이동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기업간 임금격차가 크면 자발적인 실업이 증가하는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취업대기자(대학졸업자)가 중소기업에 취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 대기업과 임금격차, 향후 전직 가능성을 고려해 수락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임금격차가 크고 전직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하면 이를 거절하고 자발적인 실업자가 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특히 임금격차에 따른 자발적 실업은 취업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청년층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대와 30대의 실업률은 96년 각각 4.4%, 1.4%였으나 2003년에는 7.4%, 2.9%로 높아졌다. 결국 실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임금수준이 낮은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겪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