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 국민, 하나, 조흥, 신한 등 11개 시중 은행이 불법환전, 분산송금 등 외환법규를 위반해 금융감독 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외환거래법을 위반한 개인과 기업도 대거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외환법규 위반 소지가 있는 외국환은행 점포와 외국환거래법규 위반 혐의가 있는 기업 및 개인에 대해 지난 10월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 총 11개 은행 69개 점포와 16개 기업, 개인 82명을 적발해 수사기관, 재경부, 국세청 등에 통보하거나 문책 조치를 요구하는 등 제재키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외환, 국민, 하나 등 11개 시중 은행 일부 점포들은 제3자 명의 환전이나 다수 명의 분산송금 등의 위규사례가 적발됐으며 적발금액은 총 6148만2000달러(약 714억원)에 달한다.

일부 은행들은 재외동포가 재산을 반출하거나 비거주자가 대외송금할 때 지급증빙서류(자금출처확인서 등)나 한국은행총재 신고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고 여러개의 명의로 증여성 송금을 해 제재를 받았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제3자 명의 불법환전 등 금융실명제 위반과 분산송금 과다 취급 직원에 대해 35명은 문책조치(정직·감봉 등)하고 6명은 조치의뢰했다. 은행별로는 ▲외환 14명 ▲하나 9명 ▲조흥 7명 ▲신한 7명 ▲제일 2명 등이다. 이 가운데 일부에 대해서는 과태료 부과를 위해 위규내용을 재경부에 통보했다.

한편 금감원은 분산송금과 관련, 혐의거래보고를 이행하지 않은 10개 은행과 40개 점포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통보했다.

또 외국환거래법규 위반 및 탈세 혐의가 있는 환전영업자 5개소를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금감원은 이와 함께 외국환은행장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직접투자 등 외환거래를 한 기업 및 개인도 적발했다. 특히 이 가운데 증여성송금 관련 위반자는 기업 1개사, 개인 67명에 달했다.

이들에 대해서는 지난 21일 금융감독위원회 의결을 거쳐 1개월~1년간 관련 외국환거래 정지 등 행정처분 조치를 취하고 일부는 수사기관과 국세청에 통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검사에서는 은행영업점과 외환거래 당사자의 법규위반 혐의 내용을 연계, 입체적인 전방위 점검을 실시했다"면서 "앞으로도 위규사례가 재발할 경우 은행의 준법감시인 등 자체 내부통제조직에 대한 책임도 무는 등 제재의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9명이 수사기관에 통보됐고 41명의 은행영업점 직원이 문책받았으며 35명과 40개 점포가 각각 재경부에 통보(금융실명제 위반)되거나 금융정보분석원에 통보(혐의거래 보고의무 위반)됐다.

해외송금자금의 탈세혐의로 국세청에 통보된 사례는 9건, 외환거래당사자에 대한 행정처분은 외국환거래정지 92건, 경고 3건에 달하는 등 강도 높은 제재가 부과됐다.

한편 이번 조사를 포함,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각 은행의 외환업무 검사를 통해 적발한 불법 외화유출 관련 위규금액은 총 1억648만5000달러(약 1237억원)에 달했으며 총 126명의 은행 영업점 직원과 44개 점포, 개인과 기업 810명이 제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