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제품 공정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난방유 사용이 가능한 ‘부생연료유’에 대한 세금 및 부과금을 둘러싸고 관련업계 간 갈등을 빚고 있다.

19일 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 유통협회가 ‘부생유와 등유 등 경쟁유 간의 불공정한 세금부과개선 건의문’을 산자부·재경부에 각각 제출했다. 또한 석유화학업계도 ‘에너지자원의 활용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부생연료유에 대한 세제지원은 계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업계 간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부생유 확대 막기 위해 정유업계 ‘견제구’=부생유는 석유화학제품 공정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로 등유, 벙커유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다. 산업체와 목욕탕 등에서 일반적으로 보일러 등유나 경유 대신 사용한다.

정유업계는 지난 2001년 석유사업법 개정으로 부생유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교육세?판매부과금이 등유 등의 73%에 불과,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시장이 큰 폭으로 잠식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정유업계에서 원유를 통해 생산하는 보일러 등유는 부생유에 비해 t당 6만1774원(ℓ당 54.3원) 비싸다. 이에따라 등유형 부생유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1년 11%에서 2003년 13.9%로 늘었다. 정유업계는 부생유는 다른 석유제품과 달리, 에너지 위기를 대비한 비축의무도 관련법규정에서 제외돼 비용축소여지가 있어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부생유가 등유로 둔갑, 주요소에서 판매될 우려가 있는 등 가격과 유통에 문제가 있다”며 “내수판매량의 40일분의 비축의무와 등유와 같이 ℓ당 판매부과금 23원을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유업계는 정부가 2007년까지 완료될 에너지세제개편으로 경유가격이 상대적으로 오르게 돼 있어 부생유가 미칠 시장 영향이 경유로까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사경유의 혼합비율이 과거에는 경유 95%, 등유 5%선이었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비싼 경유 비중이 줄고 벙커유, 부생유 비율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효율적 에너지 이용’ 측면서 해법 찾아야=삼성토탈, LG석유화학, 호남석유화학 등 유화업계는 업계의 이익 차원이 아닌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 측면에서 ‘부생유’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석유화학공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것이고 생산물량도 원유에서 정제되는 석유제품 처럼 늘릴 수 없어 정유업계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더구나 대부분의 제품을 두산중공업, 성신양회, 동양시멘트 등 산업시설에 공급하고 공식적인 유통망을 갖췄기 때문에 유사경유 등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부생유와 등유는 생산과정이 달라 제조원가가 틀린 만큼 똑같은 비율로 세금을 부과할 경우, 가격경쟁력이 저하돼 석유화학업계와 부생유를 소비하는 산업체 등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01년 석유사업법시행령을 통해 부생유에는 기존 석유제품의 73%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현재 정유업계는 3년여의 유예기간 후 동일한 세금을 부과할 것을, 유화업계는 10년 정도의 유예기간을 줄 것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