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김우석 신임 사장이 취임한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있다. 1차 구조조정 대상으로는 부실채권 관리부문이 지목받고 있다.

◇"비효율부문 구조조정 필요"

김우석 사장은 14일 edaily 기자와 만나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통한 부실채권 인수업무가 중단되면서 새로운 업무를 찾아야 하는데 일단은 국유재산 관리업무, 체납압류재산 공매업무 등 정부위탁업무를 늘릴 생각"이라며 "위탁업무 확대가 원활하지 못하다면 비효율적인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사장은 "현재로서는 몇 명 정도의 인력을 정리해야 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비효율적인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의 정부 위탁업무 확대는 지난 3일 취임사에서 밝힌 `공적 역할의 확대와 새로운 업무영역의 개척`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다.

◇국유재산 관리·체납조세 정리 업무 미미

그렇지만 국유재산관리업무나 (국세와 지방세 등) 체납압류재산 공매업무가 KAMCO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이는 당장 위탁업무 부문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KAMCO는 지난 97년부터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국유재산 중 재정경제부가 위탁한 재산을 관리·처분하는 업무를 235개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맡고 있다.

지난해 KAMCO가 재경부로부터 위탁받은 수임물량은 전체 위탁업무 대상 재산 493.5㎡의 4% 정도인 21㎡에 불과했다. 위탁대상 재산의 95%는 지자체가 관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자체들은 국유재산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아 전문성이 있는 KAMCO에 위탁업무 비중을 늘릴 것"이라면서 "다음달 중 국유재산 관리 개편방안에서 결론이 나긴 하겠지만 KAMCO의 능력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해서 당장 위탁규모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AMCO는 또 지난 1984년부터 국세, 지방세 및 각종 공과금 등의 체납으로 압류된 재산을 세무서나 지자체 등으로부터 공매대행을 의뢰받아 매각, 배분, 소유권 이전 업무를 처리하는 조세정리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체납조세정리 업무를 시작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수임량은 크게 늘어나지 못했다.

KAMCO 관계자는 "정확한 수임량은 밝힐 수 없지만 그동안 수임량이 조금밖에 늘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실채권정리 `끝물`

결국 국유재산 관리나 체납조세정리 등 KAMCO의 위탁업무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김 사장이 `비효율 부문`으로 지목한 부분은 부실채권 정리업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부실채권 정리업무는 KAMCO의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1997년 11월 KAMCO에 부실채권정리기금이 설치되면서 97년말 430여명에 불과했던 인력은 98년말에는 1276명으로 1년사이 800명이 불어났다.

올 1월 현재 KAMCO 직원은 계약직을 포함해 1130명으로 이중 부실채권정리기금 관련 인력이 전체의 30% 수준이고 무담보채권 관련 인력을 포함할 경우 전체 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KAMCO 관계자는 "부실채권정리기금 인수업무를 시작한 해 인력이 크게 늘어났다"며 "부실채권정리기금이 100% 정리되고 신규업무를 찾지 못할 경우에는 현 인원의 70% 수준이 적정인력일 수 있다"고 말해 인력 조정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계속 정원을 줄여나가고 있다"며 "지난해 100명을 줄였고 올해도 80명을 줄일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2년 11월22일 부실채권정리기금을 통한 부실채권 인수업무는 종료됐다. 2004년 11월말 현재 매입한 부실채권 총 110조 7000억원(채권액 기준)이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은 2007년말 청산작업에 들어간다. 현재 관리중인 부실채권은 40조원 정도로 이중 대우종합기계를 포함한 대우계열사 채권이 30조원으로 75%에 달하고 있다. 만약 대우건설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우계열사 매각작업이 연내 완료될 경우 KAMCO의 주된 업무 하나가 없어진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KAMCO는 지난해부터 해외 부실채권 인수업무라는 신규 사업 개척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자산관리공사법`상 부실채권 인수 대상이 국내로 제한되어 있어 현재로서는 해외 부실채권 인수업무를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