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브리지캐피탈이 제일은행을 매각해 5년만에 1조2000억원의 차익을 거뒀지만 정작 우리 정부에는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제일은행 지분을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B)에 팔기로 계약을 체결한 뉴브리지캐피탈은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본거지를 둔 ‘KFB 뉴브리지 홀딩스’로 법인 등록이 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를 소재지 정부에서만 매기기로 정부간 조세협약을 맺은 상태여서 뉴브리지에는 양도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라부안은 말레이시아 내에서도 세금이 거의 없는 조세회피 지역이므로 뉴브리지가 말레이시아 정부에 내는 세금도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이나 금융회사, 개인 등이 양도차익을 얻었을 경우라면 최고 세율 36%에 해당하는 4300억원 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하지만 뉴브리지는 조세회피지역을 이용, 세금을 물지 않게 된 것이다.

앞서 지난해 한미은행을 씨티뱅크에 팔아 6000억원의 차익을 남긴 칼라일도 말레이시아를 거쳐 투자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