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토지·상가 건물 등 부동산 증여 거래 건수가 27만 건에 육박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보다 줄었는데 증여 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특히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상가·건물 등 비주거용 수익형 부동산의 증여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작년 부동산 증여 약 27만건…10년 만에 40%p 늘어
지난달 17일 연합뉴스가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조사·발표한 부동산 거래량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의 부동산 증여건수는 총 26만 9,47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부가 2006년 부동산 실거래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것이다.
부동산 과열기로 불리던 2006년의 증여 건수가 19만2,361건인 것에 비하면 10년 만에 40%p(7만7,111건)나 늘어난 것이다. 또 2012년(19만8,403건) 이후 4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증여는 부동산 거래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해 주택·토지·상가 등 전체 부동산 거래 건수는 304만9,503건으로 2015년(314만513건)보다 2.9%p 감소했다. 그러나 증여건수는 지난 2015년의 25만1,323건에 비해 7.2%p 증가했다.
증여 건수가 가장 많은 것은 토지다. 건축물 부속 토지를 제외한 순수 토지의 증여는 전년(16만4,774건) 대비 4.93%p 증가한 17만2,904건으로, 전체 증여 건수의 64%를 차지했다.
한국감정원 김세기 부동산통계센터장은 “토지는 필지수가 많고 환금성이 떨어져 자녀 등에게 증여나 상속을 통해 대물림을 하는 경우가 많아 증여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전년 대비 증여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상가·업무용 건물 등 비주거용 부동산이다. 지난해 전국의 상가·건물 등의 증여는 총 1만5,611건으로 전년(1만3,400건) 대비 16.5%p 증가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매월 고정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주택의 증여는 총 8만957건으로 전년 대비 10.7%p 증가했다. 토지 증여의 84%(14만5,397건)가 지방에서 이뤄진 것과 달리 주택 증여는 상대적으로 수도권의 비중이 높았다. 경기도(1만7,541건), 서울(1만3,489건), 인천(3,545건) 등 수도권의 증여가 총 3만4,575건으로 전체 주택 증여의 42.7%를 차지했다.
지난해 지방의 주택 가격이 부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약세를 보인 반면 수도권은 서울·신도시 등지의 주택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증여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서울지역의 전체 부동산 증여 건수는 강남구(2,060건), 송파구(1,770건), 서초구(1,495건) 등 강남 3구가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주택 증여는 송파구(1,311건), 강남구(1,164건), 마포구(1,136건) 순으로 많았다. 송파구와 강남구는 서울에서 재건축이, 마포구는 재개발이 활발한 지역으로 지난해 재건축·재개발 대상 아파트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증여건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 “상속보다 증여가 유리”…절세 목적‘사전 증여’ 봇물
이처럼 최근 들어 증여가 지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이유는 자녀나 배우자 등에게 부동산을 물려주는 절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증여와 상속세율이 동일하지만 자녀 등에 부동산을 증여한 뒤 10년이 지나면 해당 부동산은 추후 상속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그만큼 상속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 은퇴한 60∼70대 자산가들 사이에는 30∼40대 자녀들에게 ‘10년 증여 플랜(plan)’을 짜고 사전 증여를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상속재산이 많을 경우 50%의 누진세율을 피하려는 사전 증여가 많다.
세무사신문 제693호(20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