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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1488]
[국세청기자실] 국세청 개혁이 세무대리인에 미치는 영향

≪ 김동호 중앙일보 경제선임기자

 


국세청이 소리 소문 없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세무조사 방식의 전문화와 고도화다.

세무조사는 그동안 ‘전가의 보도(寶刀)’로 불려왔다. 국세청이 과세하면 그 칼날을 피해갈 수 없었다.

 

그러나 과세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경제 환경이 상전벽해라고 할 만큼 고도화하면서 과거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서는 세무행정의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변화가 국세청을 바꿔놓고 있다.

 

이런 변화는 세무대리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앞으로는 더욱 정교하게 업무를 처리해야 원활한 세무대리인 업무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국세청 변화의 일차적 목표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과세 불복에 대한 대응이고 궁극적 목표는 세원의 발굴과 확보다. 이제는 경제 규모의 대형화와 디지털화에 따라 기업이 고차원적인 ‘절세’에 나서면서 세원 발굴은 물론 세무조사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고액 금융거래 증가, 국제거래가 확대,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출현도 변수다.  여기서는 세법이 미처 규정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과세를 어렵게 한다. 이런 변화가 모두 세무행정을 환골탈태시키는 배경이다.

 

더구나 기업의 대응은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대형 로펌을 앞세워 일단 불복부터 하고 나선다. 법리를 따지고 불복을 합리화하는 시도에 나서기 일쑤다.

불복이 증가하면서 과세에 대한 소송 건수는 2009년 1258건에서 2013년 1881건으로 1.5배 늘어났다. 소송금액 역시 1조1098억원에서 2조7688억원으로 2.5배 증가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소송 패소에 따른 세수 차질이 크다.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2013년 국세청이 불복을 받아들여 되돌려준 세금은 8100억원에 달했다.

 

조세심판원 관계자는 “불복 사건이 너무 많아 업무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세청의 패소가 늘어나면서 50억원 이상 조세행정소송 패소율은 2013년 기준으로 45.6%에 달한다. 이런 결과는 국세청의 행정력을 낭비하고 신뢰까지 흔들고 있다. 이 같은 경제·과세 여건의 변화가 국세청에 개혁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임환수 청장,
고강도 세무행정 개혁에 박차

 
변화의 선두에는 지난해 8월 취임한 임환수 청장이 서 있다. 그 청사진은 지난해 12월 23일 내부 자료로 작성된 ‘국세행정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본격 시행 방안’에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개혁의 골자는 지방청 성실납세지원국 설치와 서울청 송무국 및 세무서 개인납세과 신설이다.

 

이를 위해 임 청장은 올해 1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지방청 세원분석국을 성실납세지원국으로 개편하고, 서울청 송무국 신설에 맞춰 지방국세청 징세송무국이 출범했다. 이 같은 본청·지방청 슬림화를 통해 일선 현장 인력은 보강됐다. 세무서 부가·소득세과는 개인납세1·2과로 통합해 기능을 강화했다.

이런 변화는 모두 과세 환경 변화에 따른 세무행정의 진화로 평가할 수 있다. 인력 운용 변화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국세청은 세종시에 있는 본청, 전국 6개 지방국세청, 전국 115개 세무서에서 모두 2만명이 일하고 있다.

 

이 가운데 25%에 달하는 세무조사 인력의 운영 방식 개선이 국세청 개혁의 초점이 되고 있다. 국세청 고위관계자는 “세무조사를 해서 확보할 수 있는 세금이 많아야 3조원에 불과하다”며 “세무공무원 4000~5000명을 투입해 3조원을 확보한다면 새로운 방식을 강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물론 세무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현장에 나가 세무조사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본적인 세무행정을 하고 있지만, 효율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일하는 방식의 개혁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보수적인 국세청이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는 변화에 나선 것은 내년이 국세청 개청 50주년이라는 점도 배경이다.

 

경제 환경이 상전벽해라고 할 만큼 급변하고 있는 만큼 국세청도 변신해야 세정 집행을 차질없이 해낼 수 있는데 개청 50주년이 그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다.

국세청의 변화는 이미 상당히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변화는 법률 전문 인력의 본격적인 보강이다. 국세청의 변호사 채용 확대는 이같이 과세 환경의 변화에 따라 자체 세무공무원 체제만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에 부닥쳤다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급증하는 과세 불복과 고액소송에 대응에 법률 전문 인력을 대거 투입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이미 지난해부터 변호사 채용에 시동을 걸었는데 올해부터 매년 20명가량의 변호사를 뽑아 앞으로 5년간 100명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국세청이 변호사를 대규모로 뽑는 것은 1966년 개청 이래 처음이다.

 

변호사 앞으로 100명 채용해 변화에 대응
 
국세청 관계자는 “100명이라고 해야 본청과 6개 지방국세청에 분산 배치되면 많은 게 아니다”고 말했다. 예산 때문에 한꺼번에 뽑지 못하지만 변호사가 늘어나면서 국세청의 소송 대응 능력을 크게 강화될 수밖에 없다.

 

또 올해 변호사 선임료 예산을 전년보다 15억원 증액한 40억원 편성했다. 채용된 변호사들은 국세청 본청과 6개 지방청 조사국 ‘조사심의팀’에 집중 투입된다. 이들은 과세 단계부터 문제점을 따져 부실과세와 과세 불복 소송을 사전에 예방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민간 경력 특채(5급)를 통한 조세소송 관련 변호사 채용도 확대한다. 이들은 불복 소송에 투입돼 국세청의 승소율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또 6급 임기제 변호사도 채용해 업무 성과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시킬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원고는 맘껏 돈을 쓰지만, 국세청은 예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며 “내부에 법률 전문가를 대거 확충해 조세소송의 대응능력을 높여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하면 조직 내 활력과 건전한 경쟁을 촉진해 조세 행정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것이란 기대도 하고 있다.

주목할 또 하나의 변화는 세무조사 방식이다. 국세청은 과거에는 관할 세무서에서 한 달에 한두 차례 사업장에 조사요원을 보내는 입회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사업자가 많아지고 상거래가 디지털화하면서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

 

기업의 경제활동 위축 우려도 문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2012년부터 4년째 세입결손을 겪으면서 세수 펑크는 지난해 11조원에 달했고 올해도 경기회복이 어려워 세수결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복지 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증세도 없이, 경기회복도 없는 상황에서는 세수가 펑크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의 어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세원을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전가의 보도인 ‘세무조사’ 방식을 고도화ㆍ체계화하고 변호사 채용을 확대해 과세 불복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서는 이유다.
 
4년 연속 세입결손에 세원 발굴 강화 불가피

 
국세청은 ‘정보전(戰)’을 강화하고 있다. 탈세가 지능화ㆍ조직화하면서 단서 없이는 과세도 할 수 없어졌다. 실제 거래와는 무관한 가공의 세금계산서를 주고받아 부가가치세를 줄이거나 세금 환급을 받는 악성 탈세도 정보가 없으면 추적할 수 없다.

 

지난해에는 이로 인한 누락 소득금액이 5조7000억원에 달했다. 전자상거래 발전도 과세망을 흔들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사업자등록 없이 물건을 팔거나 수입금액을 누락시키기 위해 제3자 명의 차명계좌로 대금을 결제하게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공동구매를 하고 대금을 개인 계좌로 이체받고 세금 납부를 회피하기도 한다.

이에 대응해 국세청은 사이버 탈세에 대한 정보 수집을 강화하고 있다. 7월에는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 ‘엔티스(NTIS, Neo Tax Integrated System)’를 공식 개통했다. 이 시스템은 홈택스·연말정산·현금영수증 같은 국세서비스 사이트를 통합했다. 세수관리가 한층 꼼꼼해져 탈세를 족집게처럼 잡아낼 수 있다.

 

연말정산 허위 신고도 훨씬 잘 걸러내게 됐다. 올 9월 시행되는 해외금융계좌신고제(FATCA) 협정은 역외탈세의 구멍을 틀어막는다. 미 국세청에 국내 미국인의 계좌 정보를 제공하고 미국 내 한국인의 계좌 정보도 제공받게 되면서다.

이런 일련의 국세청 개혁은 세무대리인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저성장 시대에 고도화된 경제 체제에서 세무행정의 급격한 변화 흐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위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무사신문 제658호(201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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