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대표이사가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매출을 누락하여 법인세를 포탈한 뒤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면 횡령한 돈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할 수 있을까. 세무당국은 대표이사가 횡령한 돈을 개인에게 돌아가는 상여금으로 보고 소득세 부과를 통지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법인의 자금을 횡령하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했더라도 그 경위에 비추어 법인세를 포탈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횡령금에 대하여 향후 소득처분이 이루어질 것까지 예상해 소득세를 포탈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결하였다.
이 사건은 법인의 대표이사가 회계장부를 조작하여 법인세를 과소신고?납부하고 매출누락액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횡령한 건에 대한 것이다. 과세관청은 세무조사에서 이같은 혐의를 발견하고 법인에게 법인세를 부과하면서 횡령금을 대표이사에게 귀속되는 상여로 보고 소득금액변동통지를 하였다.
이 사건의 쟁점은 과세관청의 횡령금에 대한 과세처분이 소득을 얻은지 7년이나 지난 시점에야 이루어졌다는 점이었다. 세법은 세금이 부과될 수 있는 기간을 정하여 이러한 기간이 만료한 후에는 납세의무가 소멸한다는 부과제척기간을 두고 있다. 이는 원칙적으로 납세의무가 발생한 날로부터 5년으로 정하고 있다.
다만, 세법은 예외적인 경우에 보다 긴 부과제척기간을 인정하고 있으며 ‘사기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써 국세를 포탈한 경우’에는 10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한다.
이 사건에서 보듯이 법인세의 측면에서 매출누락과 그 금액에 대한 인정상여가 이루어진 경우 법인세와 그에 이은 소득세 부과가 문제가 된다. 양자는 과세기간 및 소득귀속의 시기가 다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법인의 대표이사가 회계장부 조작을 통한 매출누락으로 법인세를 탈루하게 된 경우 그 에게 귀속될 상여처분에 의한 종합소득세의 제척기간의 적용에 있어서는 법인세 탈루와는 별개로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법인세 탈루의 고의가 있는 경우라면 그로 인한 횡령금에 대하여서는 당연히 이에 뒤따르게 소득세 탈루에 있어서도 포탈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문제가 쟁점이 된 것이다. 이는 통상의 5년의 제척기간 적용이냐 10년의 장기 제척기간의 적용이냐가 문제된 것이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대표이사와 이사가 원고회사의 자금을 횡령하는 과정에서 원고회사의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하였더라도 이는 그 경위에 비추어 법인세를 포탈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을지언정, 거기에서 더 나아가 횡령금에 대하여 향후 소득처분이 이루어질 것까지 예상하여 그로 인해 자신들에게 귀속될 상여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포탈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7년이 경과한 시점에 이루어진 과세관청의 과세처분은 제척기간 경과 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라고 본 것이다.
세무사신문 제653호(2015.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