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아동의 3명중 2명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속하지 않아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못받는 아동이 65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8일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보건복지포럼 최근호에 실린 '아동빈곤 현황과 정책방향'(정은희 보사연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2013년 아동종합실태조사의 조사 대상 아동(0~18세) 3천528가구를 분석한 결과, 상대빈곤율(중위소득 50% 미만 아동이 전체 중 차지하는 비율)은 10.62%였다.

중위소득은 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을 뜻한다. 빈곤율 계산시 소득은 가처분 소득(연금과 정부지원금 등 공적 이전소득과 조세, 사회보장 분담금 등의 지출을 고려한 소득)을 기준으로 했다.

이에 비해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이거나 차상위계층 지원을 받는 가구는 전체 아동가구의 4% 뿐이었다.

사람 수로 따져보면 빈곤아동 수는 전체의 10.62%인 102만7천833명인데, 이 중 36.6%인 37만6천485명만 기초생활보장이나 차상위 지원을 받고 63.4%인 65만1천348명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동빈곤율은 양부모 가구(두 부모와 아동이 같이 있는 가구)에 비해 한부모 가구나 조손 가구(조부모와 아동이 같이 있는 가구)에서 크게 높았다. 양부모 가구의 아동빈곤율은 3.22%였지만 한부모가구·조손가구의 빈곤율은 63.54%로 19배나 됐다.

한부모 가구의 빈곤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소득원이 한명이고 양부모 가구보다 소득이 낮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손가구는 노인의 노동시장 참여 가능성이 낮고 임금 또한 높지 않아 소득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대도시의 아동빈곤율은 11.72%로 농어촌(10.25%)이나 중소도시(7.33%)보다 높았으며 주양육자가 고용상태에 있는 경우 아동빈곤율은 13.09%로 비고용상태에 있는 경우의 6.3%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연령별로는 아동이 어릴수록 빈곤율이 낮게 나타났다. 0~2세 아동이 있는 가구의 빈곤율은 6.61%, 3~5세는 7.29%, 6~8세는 8.65%, 9~11세는 9.70%, 12~17세는 11.48% 순이었다.

보고서는 아동의 연령이 낮을수록 빈곤율이 낮은 데에는 아동수당이나 보육료 지원 같은 현금지원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은희 부연구위원은 "사각지대에 있는 빈곤아동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국민기초생활수급 대상자나 차상위계층 수급기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며 "빈곤 아동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아동 가구의 소득 증대 방안이나 현금 지원 확대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관계자는 "빈곤율이 소득만 가지고 내는 통계인데 비해 국민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나 차상위계층을 선정할 때는 소득 외에 재산이나 부양가족 등 다양한 요소를 보고 결정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빈곤아동 사각지대에 대한 해소를 위해 드림스타트 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림스타트는 취약계층의 0~12세 아동의 신체 건강과 인지, 정서 등의 발달을 돕는 마춤형 통합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