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6일 정부의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규제완화나 규제철폐 등을 통해 기업을 도와줌으로써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나성린 의원이 주도하는 '국가재정연구포럼'의 주최로 열린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의 바람직한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는 "기업들은 돈 벌 데가 없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이 너무 커져서 투자를 안하는 것이다. 불안하기 때문에 자꾸 벌어들이는 이익금을 쌓아 놓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정부가) 그것을 강제로 '투자 안 하면 과세한다' 이렇게 하는 게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오죽했으면 투자를 안하겠는가"라며 "과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미래에 대한 확실성을 주고 규제완화, 규제철폐, 또 기업을 도와주는 것이 정부에서 할 일이 아닌가 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굳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일단 이 과세에 대해서 좀 반대입장에 있다"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 방침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경기부양책인 이른바 '초이노믹스'의 핵심사항 중 하나라는 점에서 김 대표의 이 같은 반대 입장은 여권내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사내유보금 과세를 실현하기 위해선 국회에서 법개정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여당 내부에서 반대입장이 많아질 경우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확신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최경환 부총리는 "건전한 토론 과정이니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이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저녁 열린 매경이코노미스트클럽 강연에서 "(김 대표가) 원론적 지적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기업소득환류세제는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걷자는 것이 아니라 투자·배당·임금 증대를 통해 더 많은 돈이 가계로 흐르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라고 거듭 제도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김무성 대표는 지난 2일 한국노총 간담회에서도 "초이노믹스식의 재정 경제 확대 정책만 갖고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면서 "노사가 서로간 양보하는 타협을 해야 하는데 최경환노믹스에는 그게 빠져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지난 11일에는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재정확장 방침과 관련, 국가채무비율 등 국가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최 부총리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