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의 명시적 규정과 다르게 세액을 산정한 과세처분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므로, 국가는 이같은 과세처분으로 납세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법령의 명시적 규정과 달리 세액을 산정한 과세처분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이므로, 국가는 법정이자 상당액과 실제 지급받은 환급가산금의 차액을 납세자에 손해로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하였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최근 확정됐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3.6.27.선고 2012나42191 판결(대법원 2014.3. 13.선고 2013다208722 판결로 확정)>
국가배상법은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를 배상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조세 부과처분 역시 공무원의 직무 집행행위에 속하므로, 세무 공무원이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한 부과처분을 하여 납세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도 국가배상법에 따라 손해를 국가로부터 배상 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다.
다만 과세처분이 위법하여 행정소송 등을 통하여 취소되었다고 하여 무조건 국가배상의 요건이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행정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로써 행정처분을 내린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담당 공무원이 보통의 일반 공무원을 표준으로 볼 때 기대되는 객관적 주의의무를 갖추지 못하여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한 경우에만 국가배상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구 소득세법은 양도차익을 계산할 때 양도가액과 취득가액은 동일 기준에 의하여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었고, 양도차익은 원칙적으로 기준시가에 따라 계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다만, 일정한 자산은 예외로 실지 취득가액을 알 수 없다 하더라도, 관계 법령에 따라 환산한 가액을 실지거래가액으로 보고 양도차익을 실지거래가액으로 계산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과세관청은 실지거래가액 적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황에서 실지거래가액을 기초로 양도차익을 계산하여 양도소득세를 부과했다. 납세자는 이에 대해 행정소송으로 다투어 승소하였다. 납세자는 납부한 세액에 환급가산금을 더하여 환급 받았지만 과세공무원의 위법한 처분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추가로 민사소송으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납세자는 적어도 민법에서 정한 법정이자는 얻을 수 있었을 것이므로, 이 부분은 손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취소된 세액에 법정이율을 곱한 금액과 실제 환급가산금으로 수령한 금액의 차액을 손해로 인정하여 국가가 배상할 것을 명하였다.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최근 상고기각으로 확정되었다.
이 판결은 법문과 달리 이루어져 위법함이 분명한 조세 부과처분을 받은 납세자는 국가배상을 제기할 수 있고, 국가는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함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현재 법령에 환급가산금은 연 2.9%로 정하여져 있는데, 국가배상청구를 하는 경우 이를 넘어 법정이자 5%와의 차액을 추가로 받을 수 있음을 최초로 밝힌 판결이다. 납세자가 세금을 신고·납부하지 않은 경우 내야 하는 가산세는 연 10.95%에 이르고, 부과된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에 더하여 월 1.2∼3%에 이르는 가산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그러나 국가가 납세자에 대하여 세액을 환급할 때 지급하는 환급가산금은 연 2.9%에 그쳐 형평에 어긋나는 것은 분명하다. 이 판결은 이러한 형평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세무사신문 제632호(2014.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