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7일 국민.신한.하나.씨티(옛 한미) 등 4개 은행이 삼성생명 주식을 낮게 평가해 회계처리한 데 대해 270여억원의 법인세를 추징하기로 확정했다. 국세청은 최근 과세 전 적부심을 열어 4개 은행이 과세 방침에 불복해 제기한 이의신청을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이들 은행에 납부 고지서를 공식 발부하기로 했다.

추징세액은 씨티 110억, 하나 68억, 신한 45억, 국민 39억원 등 270억여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조사를 받았지만 대상 기간인 2000년에 적자를 기록해 납부 세액이 없었기 때문에 세금 추징을 당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들은 납부 고지서를 받는 대로 협의해 공동으로 심판 청구 등을 제기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지난 7~8월 삼성생명 주식을 보유한 5개 은행에 대해 세무조사를 해 이들 은행이 삼성생명 주식을 증여받을 당시 삼성 측 평가액인 주당 70만원의 절반 이하 수준인 27만~35만원으로 회계처리해 순이익을 적게 잡은 사실을 적발, 차액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했다.

국세청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9년 삼성자동차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이들 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출연하면서 주당 70만원을 적용한 만큼 이에 맞춰 회계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당시 삼성생명 주식을 증여받은 산업은행.서울보증보험 등 일부 금융회사는 주당 70만원으로 회계처리한 만큼 은행들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2000년 정식 증여받을 당시 장외시장의 삼성생명 주식 호가는 30만~32만원이었고 CJ가 2000년 3월 39쇼핑을 인수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주식으로 인수대금을 치를 때 주당 28만원을 적용했던 만큼 국세청의 세금 추징은 무리하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