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의 스톡옵션에 대한 세금부담 완화를 위해 현행 근로소득세 부과 방식 대신 주식 처분 시의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 과세 방식이 추가로 허용된다.

    정부는 5일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스톡옵션 과세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현 부총리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현행 과세방식 이외에도 스톡옵션 행사 시에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추후 주식 처분 시에 양도소득세를 납부하는 방식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스톡옵션은 주식을 시세와 상관없이 일정한 가격에 사들일 수 있는 권리로, 주로 자금이 부족한 벤처기업이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현재는 스톡옵션 행사(주식매수)에 따른 이익을 근로소득(최고세율 38%)으로 과세하고 있다.

    이 때문에 벤처업계는 물론 새누리당 창조경제특위(위원장 김학용) 등은 주가가 나중에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실현되지도 않은 이익에 대해 근로소득세를 과세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도입을 제안해왔다.

    업계와 여당 요구사항을 반영, 개선안은 근로소득세와 양도소득세를 선택해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담았다.

    스톡옵션 행사 시점에는 근로소득세를 부과하지 않고 주식을 매각할 때 양도소득세(일반세율 20%·중소기업 10%)만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다만 양도세 납부 방식은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스톡옵션 ▲행사 시 부여받은 주식을 1년간 보유 ▲연간 행사가액 1억원 이하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만 선택할 수 있다.

    예를들어 A씨가 1만주를 주당 1만원에 사들일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받아 시가가 3만원일 때 옵션을 행사하고 주가가 4만원일 때 주식을 모두 매각한 상황을 가정하면 현행 과세체계에서 A씨는 옵션행사에 따른 이익 2억원에 대해 약 6천만원의 근로소득세(A씨 실효세율 30%로 가정)를 납부해야 한다.

    비상장 중소기업 주식일 경우 A씨가 주식을 매각할 때 역시 양도차익 1억원에 대해 세율 10%를 적용받아 양도세 1천만원을 내야 한다.

    개선안을 적용받으면 A씨는 주식을 매각할 때 양도차익 3억원에 대한 양도세 3천만원만을 내묜 돼 현행 방식보다 약 4천만원의 세부담을 덜 수 있다.

    정부는 이와 별개로 벤처업계에서 주로 활용하는 신주발행형 스톡옵션도 다른 스톡옵션과 마찬가지로 옵션행사 시 기업이 인건비로 손금산입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양도세 과세방식을 선택하면 인건비 손금산입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이밖에 스톡옵션 전용금융계좌 시스템을 도입, 스톡옵션 행사자가 양도소득세 과세방식을 선택할 경우 취득주식을 다른 주식과 구분하도록 해 벤처기업이 나중에 상장되더라도 대주주 해당 여부와 관계없이 과세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상장주식의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 과세가 대주주(지분 2% 또는 50억원 이상)에만 적용되고 나머지는 비과세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스톡옵션 과세제도 개선안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이달 중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용금융계좌 시스템 구축에 6개월 정도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법안 처리가 신속히 이뤄질 경우 이르면 연내 선택적 과세가 허용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