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행사가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공공요금을 내지 않아 성실히 관리비를 낸 1천700여 가구 입주민만 피해를 볼 처지에 놓였다.

    1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S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민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전기·난방·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2∼3개월치 10억여원을 미납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70명의 월급 1억7천500여만원도 체불됐다.

    그러나 아파트 시행사인 D사는 사실상 파산 상태로 당장 공공요금 체납을 해결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 때문에 입주민만 단전, 단수 피해를 입을 처지다.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21일 오전 10부터 1차 조치로 단지 내 가로등과 수영장, 헬스장, 관리사무소 등 공공시설 단전을 예고했다.

    한전 고양지사의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이 수차례 체납됐음에도 전기공급정지 등의 조치를 유예했다"며 "그럼에도 체납이 해결되지 않아 부득이 부분 단전의 조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난방과 수도도 이달 안에 해결하지 않으면 미납 3개월을 넘겨 열공급 중단과 단수 등의 조치가 예상되고 있다.

    관리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아파트 준공 뒤 공공요금 등으로 시행사가 부담해야 할 돈이 40여억원에 이른다"며 "시행사가 이를 부담하지 않은 채 입주민들이 낸 관리비만 가지고 아파트를 관리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3월 입주가 시작된 이 아파트는 전체 3천316가구 중 현재까지 절반을 겨우 넘어선 1천71가구만 입주가 이뤄졌다.

    그동안 입주민들이 입주자대표회의를 구성하지 못해 관리비 입금통장은 시행사가 직접 관리했다.

    문제는 시행사가 법인세 등 세금 800억원을 내지 않아 법인 통장이 압류되는 등 경영난에 사실상 파산 상태라는 데 있다.

    이영완(62) 4단지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지난해 12월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돼 한전의 통보를 받고서야 사정을 알게 됐다"며 "주민 연대 서명을 받아 공공요금 문제를 해결하도록 대주단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