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 1980년 서울 서초구 내곡동 일대 부동산의 일부 지분을 매수한 뒤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해당 부동산은 A씨 외 7명이 공동소유했다. 이들은 2004년 공유물분할 소송 조정절차에서 그 땅을 제1토지와 제2토지로 분할하기로 했다.

당초 A씨는 제1토지 내 일부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조정 결과 A씨와 다른 2명이 제2토지를, 나머지 사람들이 제1토지를 공유하기로 합의됐다.

조정 이후 A씨가 소유권이전등기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와중에 문제가 발생했다.

A씨 채권자의 신청으로 제1토지 내 A씨 지분에 대한 강제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졌고, 2007년 7월 해당 지분이 매각됐다.

관할 세무서장이 지분 양도에 따른 2007년 귀속분 양도소득세를 A씨에게 부과·고지하자, A씨는 이를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A씨는 "조정으로 인해 자신은 제1토지에 대해 아무런 권리를 가지지 않게 됐는데 여전히 자신을 해당 토지의 소유자로 보고 양도세를 부과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쟁점은 공유물분할 소송 중 조정이 성립한 경우 그 조정조서에 민법상 판결과 같은 효력이 부여되는지 여부였다.

민법 187조에 따르면 '판결'이 확정된 때는 등기가 없어도 부동산 물권(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즉 공유물분할소송 과정에서 A씨와 공유자들이 공유 토지를 분할하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됐다면 별도 이전등기가 없더라도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A씨와 공유자들은 판결이 아닌 조정을 통해 공유토지를 분할하기로 했다. 조정 이후 A씨는 이전등기도 마치지 않았다.

1·2심은 "조정이 성립됐다고 하더라도 공유지분권자들 사이에 서로 지분권을 이전하기로 약정한 것에 불과한 만큼 등기를 하지 않아도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론도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관 양승태 대법원장)는 21일 A씨가 제기한 양도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조정이 성립했더라도 재판에 의한 공유물분할과 마찬가지로 그 즉시 공유관계가 소멸하고 새로운 법률관계가 창설되는 것은 아니다. 공유자들이 협의한 바에 따라 등기를 마침으로써 비로소 대세적 권리로서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된다"면서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고 판시했다.

다만 민일영 대법관은 반대 의견에서 "조정이 성립됐다면 그 조정조서는 공유물분할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물권변동의 효력이 발생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