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중 국세청장 내정자에 대한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세수 확대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도덕적인 논란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고 야당 의원이 "흠잡을 곳이 크게 없다"고 덕담하는 등 이례적인 장면도 연출됐다.

김 내정자는 지하경제 양성화와 관련, "대선공약 이행을 위해 국세청은 5년간 약 30조원을 조달해야 한다"면서 고액·상습체납, 해외 비자금계좌, 대기업 탈세, 변칙 자본거래 등을 확실히 근절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여야 의원들은 '장밋빛 목표'에 그칠 수 있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인지를 따져물었다. 당장 올해 1~2월 세수가 작년보다 6조원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증세 없이 이러한 목표 달성이 가능한 지를 추궁했다.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은 "세무조사 등에서 구체적인 계획이 없으면 1~2년이 그대로 지나버린다"고 말했고, 민주당 이인영 의원도 "국세청이 과도한 기대를 갖고 지하경제 양성화의 주무기관인 척 자임하고 나서면 오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하경제의 세금 추징을 위해 추진되는 국세청의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공유 문제도 논란이 됐다.

김 내정자는 "FIU 자료를 과세행정에 활용하면 세수확보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현금거래와 차명계좌, 숨긴 재산 및 고액재산 운영에 대해 효과적으로 과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개인정보 침해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사후로 금융정보 열람기록을 남기는 등 감시 감독 부분도 수용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질적인 세무 비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직원들의 '뇌물수수 사건'으로 세무비리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불거진 것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민주당 설훈 의원이 "국세행정에서는 공정함과 투명함이 알파이고 오메가임에도 국세청이 가장 비리가 많은 집단이 아닌가 지적도 있다"고 비판하자 김 내정자는 "송구하다"면서 비리 근절 의지를 밝혔다.

도덕적으로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대통령이) 인사권을 잘 행사하면 정책검증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하나의 징표 같다"고 호평했다.

다만 이 내정자가 국세청장 후보 지명 사흘 뒤인 지난 18일 소득세·지방세 누락분 300여만원을 뒤늦게 납부한 점이 지적됐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은 "이 내정자를 비롯해 방하남 고용노동부·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모두 내각에 인선되고 나서 세금을 지각납부했다"면서 "입각하기 위한 '입각세(稅)'에 해당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 내정자는 "제때 세금을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지각 납부'를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