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경제 권력기관의 수장이 교체될 지 주목된다.

장관급인 금융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 장관급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그 이상의 권력을 가져 '빅5'로 불리는 국세청장이 그 대상이다.

12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세 기관장의 인선은 일단 이번 조각 명단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현재로선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통과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조직 개편이 확정되면 하루 빨리 새 정부에서 국무위원으로 일할 17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를 먼저 정해야 하고, 이들 기관장의 인선은 불가피하게 뒤로 밀린다.

그렇다고 해도 이들이 임기를 모두 채울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인수위 안팎의 대체적인 견해다.

잔여 임기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김동수 공정위원장이 10개월씩이다. 이현동 국세청장은 정해진 임기가 없다.

이들 기관장이 모두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만큼 박 당선인이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조각과 거의 동시에 후임 인선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김석동 위원장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사임할 의사를 밝혔으며, 이 청장과 김동수 위원장도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스레 관가의 시선은 후임 인선에 쏠린다. 특히 이들 자리는 고위 관료 출신이 기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관가의 주목을 받는다.

후임 금융위원장은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대구ㆍ행시 23회),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전남ㆍ24회),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서울ㆍ24회), 추경호 금융위 부위원장(대구ㆍ25회), 김주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서울ㆍ25회) 등이 거론된다.

국세청장 후보로는 조현관 서울지방국세청장(대구ㆍ25회), 박윤준 국세청 차장(서울ㆍ27회), 김은호 부산지방국세청장(대전ㆍ27회), 김덕중 중부지방국세청장(부산ㆍ27회), 백운찬 기재부 세제실장(경남ㆍ24회)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신임 공정위원장에는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경북ㆍ21회)의 승진이나 서동원 전 공정위 부위원장(서울ㆍ15회)의 기용이 점쳐지는 가운데 판사 출신으로 공정위 국장을 지낸 임영철 변호사(대구ㆍ사시 23회)를 수혈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관가의 희망어린 예상을 깨고 인수위 또는 박 당선인의 대선 캠프 출신이나 전ㆍ현직 국회의원 가운데 기관장이 임명될 수 있다.

금융위ㆍ공정위ㆍ국세청은 각각 가계부채, 경제민주화, 지하경제 양성화(세원 확대)라는 박 당선인의 주요 경제정책을 실현할 핵심 보직이라는 점에서다.

인수위에선 류성걸 경제1분과 간사, 이현재 경제2분과 간사, 안종범 고용복지분과 위원, 강석훈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이혜훈 최고위원, `박근혜 캠프'에 몸을 담았던 윤영선 전 관세청장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권력기관'은 아니지만 경제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한국은행 총재의 거취가 어떻게 될 지도 세간의 이목을 끈다.

한은은 정부 부처가 아닌 만큼 총재의 진퇴가 정부의 조직 개편과 직결되는 사안은 아니다.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임기를 4년으로 뒀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의 김중수 총재가 지나치게 정부의 눈치를 본 탓에 시의적절한 기준금리 조정에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은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재임 기간 인사의 편향성을 둘러싸고 잡음이 불거져 나온데다 직원 사찰 논란, 잦은 해외출장 등으로 구설에 오른 점도 흠결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