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소득이 낮을수록 부담이 커지는 소비세(부가가치세) 세율 인상을 앞두고 저소득층 현금 지급, 부유층 과세 강화 등 계층간 균형 대책을 마련했다.

2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은 이날 저녁 2013 회계연도 이후의 세제(稅制) 개정 방향을 담은 '2013년도 세제 개정 대강(大綱)'을 공동으로 확정한다.

자민·공명당이 마련한 2013년도 세제 개정 대강의 핵심은 소비세 인상을 전제로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이고 고소득층이 낼 세금을 늘리는 데 있다.

일본은 현행 5%인 소비세율을 내년 4월에는 8%, 2015년 10월에는 10%로 단계적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내년 4월부터 일정액의 현금을 나눠준다는 대책을 세제 개정 대강에 포함했다.

또 소비세율을 10%로 올리는 2015년 10월부터는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에 경감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생필품 세율 경감 제도를 내년 4월부터 적용하자고 주장했지만, 자민당의 반대로 적용 시점을 늦췄다.

중산층 대책으로는 올해 말에 끝나는 주택론 감세 제도를 4년간 연장하고, 자동차 취득세는 2015년 10월에 폐지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자동차를 사거나 정기검사를 받을 때 내야 하는 자동차 중량(重量)세는 2014년 4월에 감세한 뒤 도로 정비 목적에만 사용하는 '도로건설 특정재원'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상속세 기초 공제를 40% 축소하고 최고세율은 50%에서 55%로 높이는 등 부유층 과세는 강화하기로 했다. 소득세 최고세율도 40%에서 45%로 올린다.

계층 간 균형 대책 외에도 기업용 감세 방안도 대거 포함했다.

기업이 인건비를 5% 이상 늘리면 늘어난 인건비의 10%를 법인세에서 차감하고, 설비투자를 10% 늘리면 기계·장비 구입비 중 3%를 법인세에 차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용 교제비에 법인세를 부과하지 않는 범위도 늘릴 예정이다.

세제 개정 대강은 민주당 정권 당시에는 행정부가 만들었지만, 자민당 정권이 들어서면서 여당이 마련하고 행정부는 여기에 따라 작성한 세제 개정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