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청소년의 건강을 보호하고자 술 광고에 아이돌 모델 기용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아이돌이 술 광고에 출연하지 않도록 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18일 주류 제조사, 연예기획사, 광고 제작사에 보낼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대한보건협회와 닐슨미디어리서치의 광고현황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1~11월 지상파 TV, 라디오, 신문 등에 주류 광고가 하루 평균 574건, 총 18만9천566건 이뤄졌다. 이 중 93.9%가 맥주광고였고, 광고매체는 케이블TV가 85%(16만1천147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주류 광고를 통해 자주 노출되는 연예인 22명 중 17명(72%, 중복 제외)이 아이돌로, 청소년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시는 판단했다.

특히 최근 A 주류업체의 댄스 배틀 광고 동영상이 '19세 미만 금지 동영상'으로 명시됐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인증 절차 없이 접속할 수 있는데다 자사 홈페이지에서도 바로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시는 10대 우상인 아이돌이 주류 광고에 출연하면 청소년들이 술에 대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좋은 이미지로 인식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시는 '아이돌'의 기준을 '청소년들에게 인지도가 높아 영향력이 있고, 우상화 되고 있는 연예인'으로 정의, 술 광고에서 아이돌 모델 기용을 자제할 것을 업체에 권고하기로 했다.

시는 또 업체의 자율 규제활동이 형식적이거나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청소년 보호에 해가 되는 지나친 광고를 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수입 누락, 광고로 인한 부당 이득, 부당 지출 부분 등에 대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는 주류 광고 규제를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에 법 개정도 건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가 정한 아이돌의 기준이 모호하고, 현행법상 위법사항이 아닌 아이돌의 술 광고 출연을 놓고 세무조사 요청 계획을 밝힌 것에 대해 누리꾼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아이디 'zun_****'는 "아이돌은 아직 어린 이미지가 많은데다가 애들에게 영향력이 커서 술광고 모델로서는 부적합하다"며 시의 규제 취지에 공감을 표시했다.

반면 "무리수같다. 말 안 들으면 세무조사 하겠다는 건가"(apri****), "정확한 정의도 없이 규제가 어떻게 이뤄지나"(im2b****) 등의 지적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