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앞두고 부가가치세 인상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부가세 인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부가세는 세율을 올리면 저소득층의 부담이 더 커지는 `역진성(逆進性)'을 갖는다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증세 재원을 복지지출에 투입하면 오히려 소득재분배에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조세연구원 성명제 선임연구위원은 28일 `부가가치세율 조정의 소득재분배 효과: 복지지출 확대와의 연계 가능성' 보고서에서 "부가세 부담이 역진적이기 때문에 세율을 인상하면 형평성 차원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2010년 가계동향조사자료를 활용해 소득계층별 부가세 실효세부담률을 분석한 결과 총소득 대비 실효세부담률은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완만하게 상승했으나 전반적으로 거의 수평에 가깝다고 밝혔다.
총소득 대비 실효세부담률은 최하위 소득계층인 1분위가 3.6%였으며 2분위 3.5%, 3분위 3.6%, 4분위 3.8%, 5분위 4.0%, 6분위 3.8%, 7분위 3.7%, 8분위 3.6%, 9분위 3.5%, 10분위 3.1% 등이었다.
이처럼 수평에 가까운 실효세부담률은 부가세 부담구조가 소득에 중립적인 분포를 가져 부가세 과세에 따른 소득재분배 효과가 거의 없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소득불평등도를 보여주는 지니계수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부가세가 0.14%의 상대소득분배 격차를 확대시키는 효과에 그쳐 부가세 규모를 고려하면 통계적 관점에서 사실상 0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부가세율 인상으로 증세된 세입을 교육이나 보육, 주택급여에 충당해 지출하면 소득재분배 효과(지니계수 감소효과)는 오히려 정(+)의 개선효과 가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는 증세재원을 복지 지출에 투입하면 최소한 소득분배구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단기 또는 중기적 관점에서는 부가세보다 소득세, 담뱃세, 주세, 유류세 등의 증세 여력이 크기 때문에 당장 부가세율 인상의 필요성이나 당위성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다른 세목에서의 증세 여력이 소진되면 부가세율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물가상승 압력과 부가세에 대한 역진성 오해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긴 기간의 준비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보고서는 "부가세율을 상향조정하는 문제는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 중장기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