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5일 지난 8월 8일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해 세법개정안 내용 일부를 수정했다. 해외금융계좌신고제의 경우 당초 계획했던 분기별 잔액 기준에서 월별 잔액 기준으로 신고기준을 재조정했다.
또한 탈세제보 포상금 지급 사유에 차명계좌 신고를 추가하고, 5억원 이상 국세채권에 대한 징수권 소멸기간도 5년에서 10년으로 2배 이상 늘리는 등 체납징수권이 한층 강화된다.
- ‘먹튀' 우려 사실상 인정…해외금융계좌 신고기준 재조정
정부는 우선 당초 1일 잔액 10억원 이상에서 분기별 잔액 10억원 이상으로 신고부담을 한층 완화하기로 했던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 관련 개정안을 재조정했다. 분기별 잔액으로 바뀔 경우, 일부 자산가들이 세무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거나 차명계좌를 이용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은닉해서 10억원 미만으로 바꿔 신고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을 사실상 수용한 셈이다.
수정된 개정안은 당초 개정안을 통해 제시한 분기별 잔액 기준에서 월별 잔액 기준으로 신고기준을 강화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일부 자산은닉 가능성이 일정 부분 일리가 있다는 판단에서 수정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내년 세수여건 어렵다”…체납징수권 강화
정부는 또 내년 세수여건이 올해보다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체납징수권을 강화하고 숨은 세원을 발굴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세법을 개정했다. 국세기본법을 개정해 고액체납자에 대한 징수권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5억원 이상 국세채권의 징수권 소멸시효를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대폭 연장했다.
다만 정부는 소멸시효 자체가 연장된 점을 고려해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발표한 바 있던 독촉장 1회 재발급으로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방안은 더 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탈세 제보 포상금 지급사유에 법인, 복식부기의무자가 있는 개인사업자의 ‘차명계좌'를 추가했다. 이는 특히 해외계좌신고 의무대상자들의 차명계좌를 통한 일시적 자금세탁 등 ‘눈속임'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 퇴직금 소득공제 현행 유지…"장기근속공제 그대로”
퇴직금 소득공제 체계를 정률공제 체계로 일원화 시키려던 계획도 저소득층 일부 부담 등을 고려해 전격 취소됐다. 이에 따라 현행 장기근속공제 제도 틀이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정부는 당초 퇴직소득 공제율을 40%에서 50%로 높이는 대신, 20년 이상 근속 시 연간 최대 120만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었던 장기근속공제를 폐지하는 방안을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소득금액에 따라 공제율이 바뀌는 정률공제의 경우, 일부 저소득층 계층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일부 저소득 장기 근속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제도를 바꾸지 않기로 했다”며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에서 요청한 부분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한 장기펀드 소득공제 적용대상은 원안대로 총급여 5000만원, 사업소득 3500만원을 유지하되, 향후 급여나 소득 상승을 고려해 과세기간 이내 총급여 8000만원, 종합소득금액 6000만원 이하라면 공제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조정했다.
- R&D 세액공제 산식 수정
일부 대기업에게 과도한 세금감면이 이뤄진다는 지적에 따라 당초 직년 연도 R&D 투자비용을 기준으로 세액공제 산식을 바꾸고자 했던 계획도 일부 수정됐다. 정부는 제도변경으로 내년에 일시적으로 세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는 전경련 등의 요청을 수용, 당해 연도 기준에서 내년부터 3년간 단계적으로 세액공제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올해 직전 4년 평균에서 내년은 3년평균, 내후년은 2년 평균으로 단계적으로 산식방식을 바뀐 이후 2015년부터 직전연도 투자비용을 기준으로 세액공제를 해주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수정안이 단순한 신뢰보호 차원이지, 의도적으로 감세규모를 늘리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수정안에 따른 세수 변동 폭은 큰 차이가 없다”며 "다만 내년에 갑자기 제도가 변경돼 일시적으로 세금이 늘어난다는 기업들의 지적을 수용해서 3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바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올해 개최된 여수세계박람회 시설의 사후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도시 입주기업 세액감면 특례지구에 여수박람회장 조성사업구역을 추가하는 한편, 주세 신고·납부 주기를 분기별로 단축하는 방안을 1년 유예하고, 주류 첨가재료 업무 소관을 국세청에 그대로 유지시키는 내용으로 세법개정안을 수정했다. 이번에 수정된 개정안들은 이날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되며, 국회 심의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세무사신문 제589호(2012.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