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단기 외환거래에 거래세를 물리는 `토빈세' 도입이 필요한지를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가 22일 국회에서 열렸다.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이 이날 국회에서 `토빈세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는 토빈세 도입론과 신중론이 교차했다.

발제자로 나온 김영철 계명대 교수는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의 피해 당사자 국가로서 외환거래세 도입을 위한 국제적 명분을 확보하고 있다"며 일반적 외환거래에 0.005%, 투기적 외환거래에 50% 세율을 부과하되 개인의 소규모 외환거래는 면세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한국정부를 중심으로 이런 방안을 한ㆍ중ㆍ일 3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토빈세를 통해 거둬진 세금으로 동아시아 연대기금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노희진 선임연구위원은 "금융효율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외국인 자금의 과도한 유입을 억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유입자금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때 한시적으로 일정세율을 부과하는 금융거래세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건부 도입론을 피력했다.

금융위원회 최용호 금융시장분석과장은 "토빈세같은 금융거래세 등 자본의 국제간 이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 도입시에는 국제적 논의 동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국제적으로 찬반이 크게 엇갈리는 사안인 만큼 도입시 부작용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신중론을 제시했다.

그는 "금융거래세 도입시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축소되는 이점이 있지만 우리나라만 도입할 경우 대외신인도 손상, 외국인자금 유출 등 부담이 큰 편"이라며 "글로벌 컨센서스 형성을 전제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국조세연구원 홍범교 조세연구본부장은 "우리나라는 거래세가 부과된다고 해서 원ㆍ달러가 다른 나라로 이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도 "유럽연합(EU)가 현물외환거래를 과세대상에서 제외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의 자본자유화 규약 준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며 국제조약 등에 배치될 가능성을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