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세제개편안을 발표하고서 금융 소비자들의 `관심 상품'이 바뀌고 있다.

아직 입법예고를 하지도 않았음에도 은행 영업점에는 재형저축처럼 `뜨는' 절세 상품과 올해 가입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즉시연금 등 `지는' 상품을 알아보려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재형저축(근로자재산형성저축)이다. 1976년 도입됐다가 1995년 재원 고갈로 폐지된 상품이다.

재형저축은 연간 총 급여가 5천만원 이하인 근로자나 연소득 3천500만원 이하인 사업자만 가입할 수 있다.

10년 이상(최장 15년) 유지하면 이자소득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장기주택마련(장마)저축의 비과세 혜택을 넘겨받았다. 불입한도는 분기별 300만원으로 월 100만원 꼴이다.

한 시중은행 영업점 직원은 "세제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재형저축이 어떤 상품인지, 기존 비과세상품인 장마저축과 무엇이 다른지 묻는 고객들의 전화가 벌써 걸려온다"고 말했다.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기가입펀드도 눈길을 끈다.

가입자격은 재형저축과 같지만 납입액의 40%를 연간 240만원 한도로 소득에서 공제해준다는 점이 다르다.

전문가들은 재형저축과 장기펀드 모두 10년을 보유해야 혜택을 누릴 수 있으므로 무턱대고 가입하기보다는 꼼꼼한 재무설계를 거쳐 가입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한다.

특히 목돈이 필요해 상품을 중도해지할 가능성이 있는 고객은 원금 손실이 없는 재형저축에 가입하는 편이 낫다. 소득공제 혜택이나 투자수익에 더 중점을 둘 고객이라면 장기펀드에 주력하는 쪽이 좋다.

이에 비해 즉시연금 상품은 서둘러 `막차'를 타려는 고객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내년 가입자부터는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즉시연금은 장기저축성보험의 일종으로 목돈을 일시에 낸 뒤 매월 연금형태로 일정액을 받는 상품이다. 현재까지는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었다.

신한은행의 황재규 PB는 "내년부터 중산층 이하는 재형저축과 장기펀드로 세제혜택을 볼 수 있다. 자산 여력이 있는 고객은 올해 안에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