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에 끝나는 상위 2%의 고소득층에 대한 세금 혜택을 연장할 계획이 없다고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이날 PBS 방송의 '찰리 로즈' 쇼에 출연, 부자들에 대한 세금 혜택 연장은 재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매우 무책임한 것이 되고 자신들에 대한 신뢰도도 해치게 될 것이라며 이전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또 미국의 증세 및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동적인 지출 삭감은 취약한 미국 경제에 큰 피해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증세와 지출 축소가 겹치면서 경제에 큰 파장을 부르는게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미국 의회가 새 적자감축안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모든 미국인에 대한 세금 혜택은 올해 말에 종료되며, 군사 등 각종 프로그램 등에 대한 1천억 달러 규모의 삭감은 내년 1월에 발효된다.

앞서 미국 의회예산국은 의회가 새 적자 감축안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미국은 지출 감소와 세금 인상이라는 악재가 중복돼 내년 상반기에 1.3%의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백악관은 연소득이 25만달러 미만인 가정에 대해 세금 혜택 1년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의회가 오바마 행정부가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을 경우 연 25만달러 이상의 소득 가정에 대한 세금은 내년에 늘어나게 된다.

공화당은 이미 취약한 경제를 해치지 않으려면 모든 이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이 연장돼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며 백악관과 대립하고 있다.
이밖에 가이트너는 재정문제와 유럽연합(EU) 위기는 여전히 미국 경제에 최대의 위협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유럽 17개국이 참여하는 유로존의 경우 각 회원국들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재무부의 국제금융담당 차관보인 찰스 콜린스가 24일부터 26일까지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해 유럽의 경제 안정과 성장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재무부가 23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