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고객에 대한 철저한 신상보호로 국부를 외부로 유출시키려는 고액 자산가들에게 각광을 받아왔던 스위스 비밀계좌가 더 이상 조세피난처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앞으로 대상자의 이름이나 주소 등 특정 인적사항이 없더라도 계좌번호만으로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양국 과세당국 사이에 협의절차가 끝나 이달 말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2일 한국-스위스 양국 사이에 현 수준보다 금융정보 수준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조세조약이 오는 25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스위스 베른에서 한국-스위스 양국 정부 당국자들은 개정된 조세조약에 대한 비준서를 상호 교환했다. 이에 따라 비준서 교환 15일 뒤인 오는 25일부터 조세조약 효력이 발생된다.
기존에도 스위스와의 조세조약은 체결돼 있었으나 정보교환 규정 등이 별도로 없어 스위스 현지계좌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수 없었다. 스위스가 대표적 조세피난처로 각광을 받아왔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세조약 개정으로 개인이나 기업의 명의로 스위스에 개설된 계좌의 명세 및 금융거래내역을 우리 정부가 받아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이름, 주소 등 인적사항 없이 계좌번호만으로도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협의된 부분이 핵심 포인트다.
역외탈세 의심계좌에 대한 과세당국의 조사권이 대폭 강화된 대목이기 때문.
재정부 류광준 국제조세협력과장은 “세무조사와 관련해 과세당국의 정보수집이 보다 수월하게 바뀐 것이기 때문에 국세청 역외탈세 조사도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교환 요청은 오는 25일부터 가능하며, 2011년 이후 거래분부터 열람요청이 가능하다.
또한 양국은 이번 조세조약을 통해 배당, 이자, 사용료 등 투자소득에 대한 원천지국 제한세율 인하 및 부동산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한 원천지국 과세권을 인정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배당소득의 경우 현행 지분 25% 이상 10%, 기타 15%였던 세율이 지분 10%이상 5%, 기타 15%로 바뀌고, 현재 10%인 이자소득 세율은 은행으로부터 받는 이자는 5%, 기타 10%로 변경된다. 사용료의 경우 현행 10%에서 5%로 세율이 5%p 내려간다.
아울러 부동산 주식(자산가치의 50% 이상이 부동산으로 구성된 기업의 주식)의 양도소득에 대한 원천지국의 과세권도 인정된다. 세율 문제와 관련된 합의내용은 내년 이후 지급 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세무사신문 제584호(2012.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