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소득세 과세표준 구간을 높이면 소득세 비과세ㆍ감면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세수가 줄지 않도록 세수중립적으로 세제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28일 과천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득세 과표 상향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런 견해를 보였다.

   그는 "상향 조정하면 소득세수가 주니까 세수중립적으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비과세감면을 줄이는 것이 병행돼야 한다. 그리고 국민개세주의를 훼손하지 않으려면 면세점을 높이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것들을 모아 정답을 낼 수 있을지, 고민하다 보면 비과세감면을 줄이기 어려워 없던 일로 하자고 결론이 날지(모르겠다)...확정된 바 없다"며 "세제개편안을 예년보다는 빨리 8월 중에 발표할 것이며 그때 모습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종교인 과세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한 공론화가 전제돼야 한다면서 "세제개편안에 담을지, 아니면 세법이 아니라 다른 법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 기존 연구가 꽤 있다. 그런 의견을 모으고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치권의 복지재원 추계를 발표할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복지TF의 발표가 자칫 특정 정당에 유리ㆍ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해달라는 요청을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지금은 공약의 재정소요 정도와 재정조달 적절성을 분석중"이라며 4월2일 3차 복지TF회의에서 발표 시기와 범위, 발표 여부를 내부적으로 조율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당이 발표한 4.11 총선 공약을 보면 복지TF의 1차 재원추계 발표한 이후 일부 공약은 삭제되거나 정책의 재원 조달방안이 추가됐다. 생산적 논의의 기틀이 마련된 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무상교육을 논의하려고 어제 국무총리실에서 기재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가 TF를 구성했다. 내일 임채민 복지부 장관이 시ㆍ도지사들과 함께 간담회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자체는 무상보육을 환영하지만 재원조달은 중앙정부에서 도와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 정부는 무상보육의 정책 방향을 유지하면서 재원부담이 특정 지자체나 특정 연도의 보육ㆍ양육에 쏠리지 않도록 창의적인 노력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보육예산이 부족해지는 건 9,10월 하반기인데 그때까지는 기정 예산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 본다. 어떤 형태로는 정부가 책임지고 보육에 대한 재원은 해결할 것이다. 대신 정책을 짜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유가가 계속 초강세인데도 석유 소비량이 줄지 않는 현실을 우려하기도 했다. 석유 수입 증가, 무역수지 악화, 환율 절하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서민경제가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법으로는 단기적으로 불필요한 유류 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대체에너지 개발과 산업구조의 에너지절감형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27일 방한한 데이비드 립튼 IMF 수석부총재가 고유가 상황에서 유류세를 낮춘 사례가 다른 나라에 없고, 일부 신흥국에서 유류보조금을 늘렸지만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를 들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정부가 마련한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책)이 국민과의 약속이니만큼 지키겠다는 발언도 했다.

   박 장관은 "1분기 수출은 월말에 물량이 몰리는 만큼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호조는 아니어도 나름 선전하고 있다. 2월 고용동향은 시장의 기대치보다 좋아서 다행이다"라고 자평했다.

   세계은행(WB) 총재 후보의 방한과 관련해서는 "김용 총재 후보가 회원국이 세계은행에 바라는 변화에 대해 듣고, 후보로서의 비전을 알리기 위한 방문이라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우리도 세계은행에 요구할 게 있으면 당당하게 요구할 것이다. 한국은 당연히 김용 후보를 지지하며 결실을 낳을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