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해외자회사에 지급보증을 서준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강력한 과세권 행사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에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국내 기업들이 해외 현지에 세운 자회사로부터 받은 ‘지급보증수수료'와 관련한 과세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한 것이다.
□ ‘해외자회사 지급보증수수료'란? = 국내 기업이 해외 현지에 세운 자회사가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선 원활한 사업자금 조달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 기업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은 현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방법이다.
그러나 갓 세워진 회사가 현지 은행으로부터 사업자금을 대출 받기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신용도가 높은 국내 모회사가 지급보증을 해주고 있는 것.
현지 자회사가 대출금을 갚지 못할 경우 국내 모회사가 이를 떠안겠다는 ‘약정'을 해주는 셈이다.
대신 해외 자회사는 리스크를 떠 안은 국내 모회사에 일정액의 ‘지급보증수수료'를 지급한다. 현행법상 국내 특수관계법인끼리의 관계사간 지급보증은 금지돼 있지만 해외관계사에 대한 지급보증은 법적 규제가 없어 국내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국세청은 지급보증 규모가 2007년 416개사 120억 달러, 2008년 728개사 231억 달러, 2009년 820개사 418억 달러 등 해를 거듭할수록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과세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상당 규모의 세금추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 ‘지급보증수수료' 과세, 왜 문제되나? = 현행법상 국내 모회사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지급보증수수료를 받는 경우 이는 용역거래에 해당, '정상가액(지급보증료율)' 만큼 모회사가 과세대상 수익으로 세무처리, 그만큼의 법인세를 내야 한다.
문제는 이 정상가액이라는 산출기준 자체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다는 점에서 파생됐다.
2000년대 이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기업 세무조사시 이 부분에 대한 과세당국과 기업간 입장차로 인한 의견충돌이 빚어졌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사실상 방치되어 왔던 것이다.
특히 정상가액 산출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동안은 기업의 입장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별 기업들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의 금액을 지급보증수수료 수익으로 잡아 세무처리, 법인세를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것이 국세청의 입장.
이에 국세청은 1∼2년 전부터 해외 자회사를 거느린 법인들과 금융사 등으로부터 관련 자료를 광범위하게 수집, 합리적인 정상가격 산출을 위한 모형(지급보증수수료 계산방식)을 개발해 왔으며 최근 구체적인 윤곽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국세청 적극적 움직임…‘화들짝' 놀란 기업들 = 주목할 점은 이 문제가 결코 1, 2개 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국내 웬만한 규모의 기업들은 대부분 해외에 자회사를 설립,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전 기업을 대상으로 지급보증수수료 실태를 파악, 자체 개발한 지급보증수수료 계산방식을 적용해 적정 수준의 지급보증수수료를 익금산입하지 않은 기업들에 대해 수정신고 등의 방법을 통해 과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세청은 이 과정에서 5년의 부과제척기간을 적용, 그 동안 기업들이 과소신고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세금을 받아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권 행사에 착수할 경우 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법인세 규모가 수 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무사신문 제573호(20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