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01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렸다.

   한은은 9일 내놓은 `2012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보다 0.1%포인트 둔화한 3.7%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9%포인트 내린 수치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1분기 0.7%, 2분기 0.9%, 3분기 1.1%, 4분기 1.1%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은 3.8%로 애초 전망한 4.3%보다 0.5%포인트 낮췄다.

   한은의 전망치대로라면 내년 성장률은 2009년 0.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다.

   반기로는 올해 하반기 3.8%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3.4%까지 떨어졌다가 하반기 다시 3.8%로 오르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띨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이상우 조사국장은 "수출 신장세 둔화로 내년 성장률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마이너스 성장은 아니어서 `마일드 리세션'(완만한 경기침체)으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내년 총선ㆍ대선 영향에 대해서는 "선거로 어떤 경제활동이 늘어날지를 고려했다"고 전했다.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가계의 소득여건이 개선돼 올해 2.5%에서 3.2%로 증가폭이 확대되지만 설비투자 증가율은 세계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증대로 4.5%에서 4.2%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국장은 "경기둔화에도 소득여건 개선을 전망한 것은 주 5일제 수업 전면 시행으로 소비여건이 나아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4%에서 내년 3.3%로 떨어져 실질소득이 늘어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계는 늘어난 소득을 대부분 소비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물가상승률 하락 때문에 실소득 증가분이 고스란히 소비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새로이 개편된 물가지수를 반영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올해보다 대폭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전망치인 4.0%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에서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3.3%,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는 2.7% 상승할 전망이다.

   구(舊) 지수로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 내년은 3.5%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중 취업자는 28만명 늘어나 올해 40만명보다 증가 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실업률은 올해의 3.5%와 비슷한 3.4% 수준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의 272억달러에서 130억달러로 절반가량 축소될 것으로 관측했다. 수출과 수입 모두 증가세가 약해지지만 수입이 상대적으로 제한수준에서 그치면서 흑자세는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