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홈택스 서비스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안 전문가들은 개인사업자와 법인의 세무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도입된 홈택스가 개인정보 유출 대란의 진앙지가 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달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용섭 의원에 따르면 개인 및 법인 사업자들이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온라인 세무신고를 할 때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세무정보 파일이 자동으로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상당수 사업자가 시중에 유통되는 민간 세무관리 프로그램에서 본인 정보를 작성한 후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온라인상으로 세무신고를 하고 있다. 그런데 홈택스에 신고하기 위해 세무정보를 불러오는 과정에서 신고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c:\ersdata, c:\ersdata pe_data 등의 폴더가 자동으로 생성되면서 개인정보가 담긴 파일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 파일에는 개인사업자의 주민등록번호는 물론 휴대전화번호, 주소, 매출액, 납세액 등이 아무런 보안장치 없이 고스란히 저장된다. 법인의 경우 직원 연봉, 법인 매출, 부동산 소유 및 임대 현황, 부채 현황, 사업장 현황 등 민감한 정보가 역시 별도의 암호화 조치 없이 파일로 저장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세무정보 파일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자동으로 생성돼 보관된다는 사실을 신고자 본인은 물론 세무대리인들도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렇게 생성·보관된 파일은 별도의 전문 해킹 프로그램 없이 윈도 기본 프로그램인 메모장을 이용하면 누구나 손쉽게 열어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개별 세무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홈택스를 이용 중인 240만~250만명 개인사업자와 40만개 이상 법인의 주요 세무정보가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최근 국세청 관계자와 함께 시연해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며 "국세청도 그동안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전체 사업자 중 60%가량이 민간 세무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개인정보 유출에 너무나 쉽게 노출돼 있다”며 "모든 세무정보가 가장 기초적인 해킹으로도 파악이 가능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세청은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홈택스 신고 이후 신고자 컴퓨터에 자동 생성되는 세무정보 파일이 암호화돼 저장될 수 있도록 민간 세무관리 프로그램 제조사 측에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세청 전산실 관계자는 "신고자 컴퓨터에 세무정보 파일이 저장되기 전 경고창이 뜨기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저장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세무사신문 제565호(2011. 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