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재산 도피나 세금 탈루 목적으로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린 차명(借名)재산 규모가 4조734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이 지난달 23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에게 제출한 올해 6월 말 기준 ‘차명재산 관리현황’ 자료에서다. 국세청의 감시 대상에 오른 국내 차명재산의 총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세청이 개별 세무조사와 세무자료 조회 등을 통해 적발한 뒤 ‘차명재산 관리프로그램’에서 감시 중인 차명재산은 모두 3만1502건, 금액은 4조7344억원이었다. 이 중 주식·채권 등 차명 유가증권이 3조9127억원(2만4984건)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차명 예·적금(6584억원), 부동산(1633억원) 순이었다.
차명 주식이나 부동산의 경우 국세청이 2004년부터 적발을 시작해 추적·관리해왔지만 차명계좌를 이용한 예금·적금은 지난해 4월부터 1년 남짓 조사과정에서 파악한 액수여서 실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공개된 차명예금 명의자의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전체 관리 대상 988명 가운데 인원 수로는 20세 이하가 196명(1771개 계좌, 77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21∼30세도 185명이 1421개(1214억원)를 소유하고 있었고, 61세 이상도 144명(509개 계좌)이 1278억원을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 밖에 협회나 사단법인 등 10개 단체도 296억원을 17개 차명계좌에 관리해오다 국세청의 감시 대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