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로자 임금이 구매력 기준으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2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근로소득 관련 조세와 사회보장기여금 부담 수준은 OECD 회원국 가운데 31위를 차지했다.

  

15일 OECD가 발간한 '2010 임금 과세(Taxing Wage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근로자의 평균 총임금(1인가구, 구매력 기준)은 4만3천49달러였다.

  

이는 11위인 일본(4만3천626달러)보다 적었으나 13위인 미국(4만3천40달러)보다 많은 수준이다.

  

국가별로는 영국이 5만3천623달러로 가장 많았고 룩셈부르크(5만3천561달러), 네덜란드(5만2천581달러), 독일(5만1천935달러), 스위스(5만170달러) 등이 5만달러를 넘겼다.

  

한국보다 총임금이 낮은 회원국은 미국을 비롯해 핀란드(4만1천915달러), 호주(4만1천231달러), 스웨덴(4만902달러), 프랑스(3만8천828달러), 캐나다(3만5천871달러), 이탈리아(3만5천841달러) 등 22개국으로 조사됐다.

  

총임금이 가장 낮은 국가는 멕시코로 1만996달러에 그쳤으며 칠레(1만1천552달러)와 슬로바키아(1만8천142달러), 에스토니아(1만8천440달러), 헝가리(1만8천967달러), 터키(1만9천783달러) 등이 2만달러를 밑돌았다.

  

OECD가 적용한 지난해 한국의 구매력 평가 환율은 달러당 822원으로 시장환율(1천156원)의 70% 수준이다. 따라서 각국의 시장환율로 계산하면 한국의 임금 수준은 주요 선진국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조세격차(tax wedge)를 보면 한국은 19.8%(1인가구 기준)로 OECD 회원국 가운데 34번째로 낮았다. 조세격차는 인건비 가운데 근로소득 관련 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조세격차가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뉴질랜드(16.9%), 멕시코(15.5%), 칠레(7.0%) 등 3개국이었다.

  

조세격차가 가장 높은 국가는 벨기에(55.4%)로 인건비 가운데 소득세가 21.6%, 사회보장기여금(근로자 부담 10.8%, 기업 부담 23.0%)이 33.8%를 차지했다.

  

이밖에 프랑스(49.3%)와 독일(49.1%), 오스트리아(47.9%), 이탈리아(46.9%), 헝가리(46.4%), 스웨덴(42.7%), 슬로베니아(42.4%), 체코(42.2%), 핀란드(42.0%) 등도 40%를 넘겼다.

  

노동연구원 강승복 책임연구원은 "한국의 구매력 평가 환율이 낮아 OECD 보고서에서 임금 수준이 높게 나왔으나 사회보장제도는 선진국보다 미흡해 실질적으로 임금이 많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