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채권투자 과세환원..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 유예
국회는 외국인의 국채와 통안채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세 원천징수 제도를 탄력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부활시켰다.

외국인 채권투자의 이자소득(14%)과 양도차익(20%)에 대한 소득세와 법인세 원천징수 면제를 폐지하는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안은 의원입법 형식으로 추진됐으며 정부는 이를 지지하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다만 국회는 조세법률주의 원칙에 따라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통해 탄력세율(0~14%)을 조정하기 전에 국회에 보고 의무를 부여했다.

개정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되 발의일인 11월 12일 이전까지 취득한 국채 등에서 발생한 소득은 비과세되도록 경과조치를 뒀다. 이에 따라 핫머니의 급격한 유출입에 대비한 안전장치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미용목적의 성형수술과 애완동물 진료비에 대해 내년 7월부터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부가세법 시행령도 국회에서 승인했다. 하지만 자동차운전면허학원에 대한 부가세 부과는 시행시기가 2012년 7월로 늦춰졌다.

이와 함께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중과제도를 2년간 유예하는 '8.29' 부동산대책 방안도 통과됐다.

가업을 승계할 때 상속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중소기업(연매출 1천억원 이하)에서 1천500억원 이하 중견기업으로 확대돼 정부안(2천억원 이하)보다 대상이 줄었다. 이 제도는 가업상속 때 상속재산의 40%를 사업기간에 따라 60억~100억원 한도 안에서 공제하는 것이다.

바이오디젤에 대한 교통.에너지.환경세 면제 대상은 폐식용유로 만든 것으로 제한했던 정부안과는 달리 모든 바이오디젤로 범위를 넓히되, 일몰시기는 2011년까지로 단축됐다.

비인기 종목 운동팀을 창단.운영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은 정부안이 인건비.운영비의 7%를 세액 공제해주는 것이었지만 10%로 상향 조정됐다. 다만 정부안에 있던 기준면적 이내의 체육시설용 토지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비과세 조항은 삭제됐다.

 
◇해외금융계좌 내년 6월부터 신고..택시 LPG 개소세 면제 연장
국회에서 추가된 제도도 적지 않다.

우선 해외금융계좌 신고제도가 도입됐다. 거주자와 내국법인의 해외금융계좌에 대해 신고의무를 도입, 일정 금액 이상의 해외계좌를 소유했을 경우 다음해 6월에 신고하도록 했다. 올해분에 대해서는 내년 6월에 첫 신고가 이뤄진다.

신고하지 않거나 적게 신고할 경우 내년에는 5%, 그 이후에는 10%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금융정보 비밀유지 의무를 어겼을 때는 5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기업도시에 대한 세제지원은 충주, 원주, 무주, 태안, 무안, 영암, 해남 등 6개 시범 기업도시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되, 2012년까지 입주한 기업과 2012년말까지 MOU를 체결하고 2014년까지 입주한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택시용 LPG에 대한 개별소비세 면제 혜택은 애초 내년 4월말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국회 심의과정에서 2012년 12월까지로 일몰이 연장됐다.

이밖에 국민주택 규모 이하의 노인복지주택에 공급하는 경비, 청소, 일반관리 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면제하는 제도와 2012년 세계자연보전총회 조직위 등이 총회와 관련해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 부가세와 관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도 도입됐다.

 
◇세무검증제 내년 2월 재논의..수쿠크 지원법도 막판 무산
그러나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세무검증제도는 일단 무산됐으며 내년 2월 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세무검증제란 고소득 전문직의 세금 탈루를 막고자 변호사와 회계사, 병·의원, 학원, 예식장 등을 영위하고 연간 수익이 5억원 이상이면 소득세를 신고할 때 세무사나 회계사로부터 정확성을 검증받도록 한 제도다.

이익단체의 반발이 컸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내년 2월 임시국회 때 다시 관철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6천만원 이상 고가미술품의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도 시행시기가 2년간 유예됐고 지방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된 지방회원제 골프장의 개별소비세 감면을 연장하는 방안도 무산됐다.

국내 기업이 해외법인을 통해 이슬람채권(수쿠크)을 발행할 때 법인세와 취등록세, 부가세를 면제하는 방안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막판에 보류됐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금융시장이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서 외화차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슬람채권에 대해 차별할 이유가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