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례대로 아파트 경비원이 세금고지서를 대신 받았더라도 장기간 해외 체류 등으로 거주자에게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었다면 해당 세금 부과 처분은 무효라는 고법 판결이 최근 나왔다.

서울고법에 다르면 A씨가 `부과제척기간(과세관청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을 넘어 송달된 과세처분은 위법하다'며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재판부는 "비록 아파트 경비원이 2008년 5월 9일 납세고지서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나, A씨는 당시 9개월간 해외에 장기체류 중으로 연락이 닿지 않았기 때문에 경비원에게 송달된 시점에 A씨도 받았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A씨는 8월 30일 입국한 이후에서야 비로소 납세고지서를 송달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해당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5월 31일)을 넘어 이씨에게 송달된 과세 처분은 위법해 취소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경비원이 관례적으로 우편물을 받아 전달해 왔더라도, 해외 장기체류 등으로 거주자와 연락을 할 수 없었다면 우편물의 수령권한이 경비원에게 위임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관할세무서가 2008년 5월 1일 종합소득세 2억1000만원을 부과한 처분 중 1억여원 부분이 잘못됐다며 10월 10일 이의신청을 했으나, 세무서는 `경비원이 납세고지서를 송달받은 5월 9일을 기준으로 이의신청 기간인 90일이 이미 지났다'며 각하했다.

A씨는 `해외 장기체류로 부과제척기간인 5월 31일이 지나 8월 30일에 고지서를 송달받았으므로 해당 세금 부과 처분은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세무사신문 제541호(2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