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세무서에 신고한 과세자료도 농가의 실질소득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9부(박병대 부장판사)는 버섯재배업자 이모 씨가 `농지수용 보상금이 정당한 액수에 비해 적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수용보상금 증액 청구 소송에서 "3억6천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2004년 신고ㆍ납부한 과세자료는 국토해양부의 고시에 열거된 입증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실제 수입으로 인정할만한 객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농업 손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은 수용되는 농지의 특성과 영농상황 등을 반영한 실제소득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 고시에서 입증자료로 규정하고 있는 서류가 아니어도 객관성과 합리성이 있다면 그에 의해 실제소득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국토해양부 고시는 도매시장이나 공판장이 발행한 거래서류 등 7가지 이외에는 실제 소득 입증 자료로 인정하지 않는다.

 

버섯재배업자 이씨는 2008년 정부가 다목적댐 건설사업으로 농장 일부를 수용하며 1억6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자, "농작물 총수입에 대한 입증자료를 지나치게 제한했다"며 소송을 냈다.

 

송기호 변호사는 "화훼, 버섯 등 고소득 작물을 재배하던 농지를 수용당하는 경우 실제 소득에 따른 보상을 받지 못하여 분쟁이 끊이지 않았으나, 이번 판결로 고소득 농가들이 정당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