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이자 비용이 급증해 이자 수입의 3배에 육박했다.

불황을 견디려고 금융회사에서 돈을 많이 빌리거나 채권 발행을 늘린 결과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전체 기업의 지난해 이자 비용은 42조3천60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한은이 7천180개 업체를 표본 조사해 얻은 수치다.

국세청 신고 기업이 약 30만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업체당 평균 1억4천100만원을 대출 이자로 내야 했던 셈이다.

기업이 돈을 벌어 금융회사에 예치해 얻은 이자 수익은 14조8천900억원이었다. 비용이 수익보다 2.85배 많은 수준이다.

이자 비용은 2005년 이자 수익의 2.77배에 달했다가 2007년 2.27배, 2008년 2.43배로 낮아졌으나 지난해 급등했다. 2007년부터는 매출액 하위 10%의 소규모 기업이 통계에 포함됐다.

제조업은 비용이 수익의 꼭 3배를 기록해 2003년 3.33배 이후 가장 높았다. 제조업 가운데 대기업이 2.40배에 그쳤지만 중소기업은 3.88배에 달했다.

국제 금융위기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자 급한 대로 돈을 끌어다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대규모 차입이 가능했던 것은 저금리 덕분이다.

제조업의 평균 차입 금리는 2007년 6.35%에서 2008년 6.50%로 올랐다가 지난해 6.05%로 낮아졌다.

금리는 낮아졌지만 차입 규모가 늘어 이자 비용이 증가했고, 상대적으로 이자 수익이 줄어든 것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경영실적이 나쁘거나 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부터 이자 부담과 대출금 상환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2008년 18.6%에서 2.6%로 주저앉으면서 인건비와 접대비 등 관리비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졌다.

급여, 퇴직금, 복리후생비를 합친 인건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4.3%, 2007년 4.6%, 지난해 5.1%로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접대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8년까지 0.2%에 머물다 지난해 처음 0.3%를 기록했다.

한은 기업통계팀 조필호 차장은 "금리 상승에 원자재 값 급등, 임금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이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