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포탈을 위한 증거인멸 목적으로 장부를 소각ㆍ파기ㆍ은닉한 경우 기존처럼 조세포탈범으로만 처벌받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각각의 방해 행위에 대한 별도 처벌을 또 받는다.

 

또 무면허 주류 제조ㆍ판매 행위에 대해 탁주(막걸리), 위스키 및 브랜디, 기타 주류 등으로 주류별ㆍ물량별로 최대 3천만 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31일 국세청에 따르면 올 1월1일 전면 개정된 조세범처벌법의 시행 내용을 구체적으로 반영한 `벌과금상당액 양정규정(국세청 훈령)' 개정안이 마련돼 이달 25일부터 시행 중이다.

 

우선 조세포탈을 목적으로 세법에서 비치하게 한 장부를 소각ㆍ파기ㆍ은닉하거나 성실신고를 방해하는 행위를 한 경우 범칙행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면 포탈범 처벌과 별도로 개별 위법행위에 대해 처벌을 받는다. 기존에 포탈범으로만 처벌했던 것보다 처벌을 강화한 것이다.

 

이들 행위에 대한 벌금도 상향 조정됐다.

 

장부 소각ㆍ파기 행위에 대한 벌금은 기존에 500만 원에서 2천만 원으로 증가했고, 세무대리인이 의뢰인의 조세에 대해 거짓으로 신고하는 성실신고 방해행위는 200만 원에서 2천만 원으로 10배 커졌다.

 

무면허로 주류를 제조ㆍ판매하는 행위에 대한 벌금도 최대 3천만 원으로 10배가량 증가했다. 주류별ㆍ물량별 벌금 부과액도 구체적으로 마련됐다.

 

탁주의 경우 몰래 만들어 판매한 양이 50ℓ 이하면 벌금이 50만 원에 불과하지만 50~100ℓ는 100만 원, 100~500ℓ 200만 원, 500~1천ℓ 300만 원, 1천~3천ℓ 500만 원, 3천~5천ℓ 1천만 원, 5천~1만ℓ 2천만 원, 1만ℓ 초과 3천만 원으로 정해졌다.

 

국세청은 고가의 위스키 및 브랜디는 3천ℓ만 넘게 팔아도 3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으며 기타 주류는 5천ℓ 초과 시 3천만 원을 물리기로 했다.

 

이 외에도 조세범처벌법 개정 내용을 반영해 훈령에는 면세유를 부정유통하거나 유사석유를 제조ㆍ판매할 경우 포탈세액의 최고 5배의 벌금을 물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됐다.

 

또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재산을 숨기거나 거짓 계약을 하면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이런 행위를 방조하면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기로 했다.

 

아울러 조세를 회피하려고 명의를 대여해 사업자등록을 하면 벌금이 2천만 원으로 크게 강화됐다.

 

반면 법정신고기한 내에 수정신고를 한 경우나 심신미약자, 농아 등은 형이 감경된다.

 

국세청은 법정신고기한이 지난 뒤 6개월 이내에 수정신고를 하면 100%를, 2년 이내에 수정신고를 하면 50%를 감경해 주기로 했다.

 

또 법정신고기한이 지나고 나서 기한후신고를 1개월 이내에 하면 100%, 6개월 이내에 하면 50%의 벌금을 줄여 준다.

 

심신미약자, 농아는 50%를 감경하고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방종한 종범(從犯)은 가담률에 따라 감경 정도를 정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