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의 피고인도 피해자의 의사가 명백해야만 처벌을 면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동생의 부정적인 과거를 공개한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이모(70)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인정하기 위해선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이 집에 찾아와 저에게 상해를 가한 것만 처리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는 경찰 진술만으로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봐 공소를 기각하지 않은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씨는 2008년 7월 동생의 사는 빌라 현관 출입문에 동생의 학창시절과 군시절 부끄러운 행적을 적은 편지를 부쳐놓아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 동생은 첫번째 경찰 진술조서에서 이씨의 폭행 혐의만 고소하겠다고 했다가 두번째 조서에선 명예훼손 혐의도 고소하고 싶다고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