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투자회사 두바이월드의 채무이행 연장 요청으로 촉발된 '두바이 사태'가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발전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코트라(KOTRA)는 영국, 미국 등 12개 주요국에 있는 코리아비즈니스센터(KBC)를 통해 현지 반응을 조사한 결과 이번 사태로 어느 정도의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견해가 많았다고 30일 밝혔다.

 

아랍에미리트(UAE)와 거래하는 현지의 주요 기업과 한국기업 지.상사 및 분석기관들의 대부분은 아직 정확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여서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주로 반응했다.

 

주요 업종 가운데는 영국과 중국 등의 건설 관련 기업들이 중동 전체의 건설경기가 침체하거나 중동 사업 비중이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독일의 첨단 건설장비 공급업체들도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해외소재 한국 지.상사나 건설업체들은 지난해부터 사업의 무게 중심을 두바이에서 아부다비로 상당 부분 옮긴 상태여서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코트라는 관측했다.

 

코트라는 주요국과 기업들이 두바이 사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주된 이유로 두바이의 채무규모를 꼽았다고 밝혔다.

 

코트라에 따르면 두바이월드 몫 590억 달러를 포함해 두바이정부의 전체 채무는 800억 달러 선으로, 연초 금융위기 가능성이 고조됐던 동유럽 부채규모(1조7천억 달러 중 연내 만기 4천억 달러)의 5% 미만 수준이다.

 

코트라는 또 HSBC 등 영국계 금융기관의 두바이 채권 보유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두바이 금융문제는 수용 가능하고 지엽적인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전했다.

 

지난해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세계 각국의 내성이 생긴데다 서방 금융권이 두바이의 어려움을 오래전부터 감지하고 준비해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점도 이번 사태가 글로벌 위기로 커질 가능성을 낮추는 이유라고 코트라는 진단했다.

 

코트라는 다만 이번 사태로 신흥시장의 신용문제가 부각되면서 국제 금융자본이 선진국으로 되돌아갈 경우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가 둔화돼 글로벌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코트라는 "채무 불이행 규모나 국제사회의 대응태세를 감안할 때 두바이 쇼크가 제2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가 어느 정도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기회와 위협 요인을 파악해 선제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