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대한 본격적인 수정작업에 착수한다.

 

재정위는 이날 조세소위를 시작해 이달 말까지 소득세.법인세율 추가인하, 임시투자세액 공제 폐지, 에너지 다소비 품목에 대한 개별소비세 부과, 전세보증금에 대한 임대소득세 과세 등 세제개편 주요 현안을 놓고 여야간 조율에 나선다.

 

최대 쟁점은 소득세율 추가인하로 정부안에 따르면 내년도 소득세율은 과표구간별로 ▲8천800만원 초과 35%→33% ▲4천600만원 초과 8천800만원 이하 25%→24% ▲1천200만원 초과 4천600만원 이하 16%→14%로 조정된다.

 

하지만 야당이 `부자감세'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다 한나라당도 내년도 재정건전성 문제를 고려해 세수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소득세율 추가인하 손질은 불가피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현재 재정위 내에서는 ▲1억원대 이상 소득세 최고구간 신설 ▲8천800만원 과표구간 소득세율 35% 현행유지 ▲소득세율 추가인하 전면유예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조세소위 논의과정에서 접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인세율 추가인하에 대해선 한나라당은 강력하게 고수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수정하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에 대한 세제해택을 담은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공제)의 경우 정부는 현행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확고하지만, 여야 의원 다수가 중소기업, 지방기업에 대한 임투공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여서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에어컨, 냉장고, TV, 세탁기 등 에너지 다소비 품목에 대한 개별소비세 과세도 조세소위 논의과정에서 수정, 보완 작업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재정위 전문위원은 최근 검토보고서를 통해 가전제품 개별소비세 과세가 "헌법상 위임입법의 한계를 위반했다"며 위헌 가능성을 지적했고,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도 대부분의 서민이 사용하는 가전제품에 대한 과세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많다.

 

장기주택마련저축 소득공제 폐지안에 대해선 여야 모두 소득공제 혜택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으로 이미 의견을 모았다.

 

이와 함께 정부는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3주택 이상 보유자의 전세보증금을 대상으로 임대소득세를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민주당과 일부 여당 의원은 조세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된다며 전세보증금 과세에 반대하고 있다.

 

이 밖에 지방재정 지원을 위한 지방소비세 신설방안도 국회 상임위 논의과정에서 손질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세법 소관 상임위인 행정안전위는 이르면 금주부터 법안소위를 열어 지방소비세 신설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방소비세란 국세인 부가가치세의 5%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것으로, 정부는 해 당 시.도의 민간최종소비지출 비율에다 지역간 3단계 가중치(100%, 200%, 300%)를 적용해 지방소비세를 배분한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행안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현행 정부안대로 지방소비세를 시행할 경우 지역간 재정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며 지방소비세 배분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나라당 간사인 권경석 의원은 "정부의 지방소비세 배분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 대로 여러 검토 대안을 치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일단 지방교부세율을 인상해야 하고, 이것이 안될 경우 지방소비세 배분기준을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