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물론 전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지만, '닥터 둠'의 시각은 여전히 까칠하다.

 

대표적인 경제 비관론자로 꼽히는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12일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는 아직도 더블 딥 침체의 우려에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루비니는 유가 급등 가능성과 미국 정부 부채의 위험성을 꼽았다.

 

그는 현재 대규모 부양정책으로 인해 디프레션 위험은 사실상 제거됐다 해도 "우리는 아직 60년래 최악의 경기침체 와중에 있다"면서, "주가는 더 올라야 하지만, 문제는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너무 높게 올랐다는 것이고, 내 관점에서는 조정의 위험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금융기관들의 하락 위험은 상존하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로 인해 투자자들은 내년 어느 시점에서 정부 채권에서 발을 빼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 채권 수익률이 올라갈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함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대로 다시 들어서게 될 경우, 그 충격은 지난해의 유가 급등과 유사한 상황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만 "더블 딥 위험은 있지만, 그렇게 이끌려 갈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면서 "증시도 더블딥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최저점이었던 S&P 500 지수가 666이하로 조정받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나마 최악의 전망은 피했다.

 

루비니는 이머징 마켓에 대해서도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빨리 성장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들은 지나치게 수출 의존적이며 성장 모델을 바꿀때까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닥터 둠'인 월가의 애널리스트 마크 파버도 정책 입안자들이 세계 경제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충분히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버는 "대개 경제.금융 위기는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 왔고 시스템을 청소하는 것이 경기침체의 목적이기도 하다"면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파생상품으로 금융을 혼란시킨 주범을 청소하는 대신 오히려 구제해 줌으로써 투명성을 악화시켰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미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너무 오랫동안 낮게 유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