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강세 속에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상승 초기에 돈을 뺐다가 고점에 다시 들어가는 '뒷북 투자'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펀드 전문가들은 싸게 팔고 비싸게 사는 뒷북 투자를 하지 않으려면 분산 투자의 원칙을 지키면서 분명한 목적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루 동안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330억원이 순유출돼 17거래일 연속 자금 유출을 나타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시작된 작년 10월 이후 코스피지수가 892에서 1,588까지 오르는 동안 빠져나간 순환매(순유출) 금액은 모두 2조9천375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은 지수 상승세가 계속되자 증권업계에서는 내년 4월까지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거나, 코스피지수가 1,850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어, 최근의 순환매가 다시 뒷북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2007년에도 코스피지수가 1,400∼1,500 사이일때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 순유출이 이어지다가 1,700선을 넘어선 후 본격적으로 자금이 들어오기 시작해 1,900선 이후 피크를 이뤘었다.

 

이 같은 경향은 해외 주식형펀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중국 펀드는 지수가 급락했던 2007년 11월 직전인 9월과 10월 연중 최대자금이 유입됐고, 브릭스펀드와 인도펀드도 지수 고점 부근에서 가장 큰 규모로 자금이 들어왔다.

 

증시 및 펀드 전문가들은 뒷북 투자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분산투자를 하는게 최선이며, 분명한 목적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후정 펀드애널리스트는 "2006년부터 2년간 해외 주식형 펀드를 분석한 결과 61조원을 넣었을때 뒷북 투자의 경우 순자산가치가 60조원으로 내려갔지만, 일정한 자금을 넣은 경우 해당펀드의 순자산가치는 75조원, 초기에 자금 유입을 집중했을 경우 83조원까지 올라갔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김태훈 연구원은 "지난 증시 사이클에서 펀드 투자자들은 고점에서 열광하면서 확신을 갖고 투자하고 저점에서는 공포와 후회로 환매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최근 10년간 주식시장의 흐름에 5~6개월 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단순한 환매보다 기존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기 위한 분명한 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인간의 심리는 모멘텀을 따라가기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빠질때는 돈을 넣지 않고, 고점에 뒷북투자를 하기 마련"이라며 "탈무드에도 나오듯, 한쪽에 과도하게 베팅을 할 경우 리스크가 너무 커지니 항상 명확한 목적을 갖고 분산 투자를 해야 뒷북투자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